가을 앓이(2) 가을 앓이(2) /안개비 임현숙 햇살에 이슬 턴 단풍나무 어제보다 볼 연지 더 짙게 바르고 누굴 기다릴까 내 안에서 자라는 사람아 웃자란 가지마다 붉어지는 이파리 어느 날 뚝뚝 떨어져 사라질까 안타까운 ... Sep.28,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29
가을비 내리는 날 가을비 내리는 날 /안개비 임현숙 버스의 엔진음이 팀파니를 치는 음악회 빗방울은 건반을 두드리고 발걸음들이 현을 켠다. 불협화음에 추락한 붉은 단풍잎의 어깨가 들썩이는 날 빗속을 걷는 내 마음도 바다 건너 어느 곳으로 현을 켜대고 있다. Sep.26,2011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28
가을 편지 가을 편지 /안개비 임현숙 해밀에 갈 햇살이 하얀 메밀밭을 그려 놓았네 산 너머에서 온다는 가을이 이미 하늘을 점령하고 진녹색 숲에 빨간 불씨 하나 전령으로 보내었네 활활 단풍에 불붙은 날 가을에 포로되어 산발한 그리움 정갈하게 머리 빗겨 붉게 익은 단풍잎에 곰삭은 그리움의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25
사랑의 향기 사랑의 향기 /안개비 임현숙 사랑은 천리향 슬피 울던 갈대마저 까르르 웃게 하는 행복의 향기 하늘이 빙빙 돌다 땅에 붙고 귓속엔 벌이 한 마리 들어 있던 내 이십 대의 사랑 멀리서 날아와도 가슴 설레고 발그레 달아오르는 얼굴 처진 입꼬리도 귀에 걸리게 하는 사랑은 요술 향 석양 아래 女心에도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24
별이 살찌는 가을 별이 살찌는 가을 / 안개비 임현숙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 네가 그리워 눈앞이 흐려졌다 붉게 물드는 하늘처럼 내 가슴 모서리로 젖어드는 그리움에 저녁 내내 슬픈 사슴의 눈으로 네 그림자를 찾아 헤맸다 은하수를 갖고 싶어 밤하늘을 누비는 사람도 있지만 나의 하늘엔 은하수가 흐르지 않았다 아득..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20
마음의 소리 마음의 소리 /안개비 임현숙 나뭇가지에 앉은 달님이 눈에 들어와 밤이 하얗습니다 멀리 있어 볼 수 없어도 달빛으로 말을 거시는 당신, 술렁이는 소리에 수줍어 이불 깃에 숨어 귀만 쫑긋합니다 달빛 무전을 보내셨군요 뚜 뚜 뚜 뚜... 보 고 싶 다... Sep.09,2011 Lim (추석 무렵에...)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17
가을앓이 가을앓이 /안개비 임현숙 가을이 창 너머에서 달려오고 나뭇잎이 나들이 가자고 손을 까부른다 런닝머신 위를 달리며 마음의 일탈을 달래보는데 비가 내릴 듯한 하늘을 날아 파리 한 마리 자꾸 창에 머리를 박는다 파리도 가을앓이를 하나보다. 숨이 가빠진다 나뭇잎의 손놀림이 바빠지..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14
한가위 즈음 한가위 즈음 안개비/임현숙 철새들이 도래지로 날아가고 있다 이때쯤이면 서툰 외국어를 구사하던 기러기가 선물 보따리 바리바리 싸들고 날아간다 펭귄이 돼버린 기러기는 퇴화한 날개 파닥파닥 곤두박질에 나날이 살쪄가는 보름달이 밉상이다 철새로 산다는 것은 마음밭에 외로움을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09
허기(虛氣) 허기(虛氣) /안개비 임현숙 보이지 않아 손 잡을 수 없고 너무 멀어 숨소리 듣지 못해도 마음의 소리 들을 수 있어 가슴 벅찬 희열을 그대 아시나요 산소 같은 그리움을 너무 마셔 터질 것 같은 순간에도 나는 허기져요 가을은 그리움의 입 맛을 돋우는데 그대는 쓰디쓴 옹곳을 내미는군요 Sep.07,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08
공항의 이별 공항의 이별 안개비/임현숙 보내는 마음은 그림자를 잡고 늘어지는데 떠나는 마음은 뒤통수가 얄밉도록 즐겁단다 하늘에도 길이 있어 날아가듯 마음과 마음 사이에도 길이 있다지 너와 나 사이에 하얗게 나있는 신호등 없는 신작로를 보고 싶을 때 달려 갈게 혹여 내 생각 나거들랑 길 목에 서서 이름..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9.07
해바라기의 푸념 해바라기의 푸념 안개비/임현숙 새벽 하늘을 가르고 튀어 오른 당신 그 눈부신 손길에 활짝 웃어요 아마 당신을 사랑하나봐요 구름이 가리고 비가 내리는 날은 시름시름 앓았지요 꽃 밭에서 태어나서 사방에 연적이라 내 심장이 까맣게 탔어요 토담 곁에 한송이 해바라기였으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29
가을 그리고... 가을 그리고... 안개비/임현숙 호박잎을 딴다는 게 가을 집 문고리를 당겼나 봐 손끝에 감기는 바람이 그리움을 지피네 코스모스 함빡 웃음에 고추잠자리 해롱대고 기지개 켜는 국화 향기가 鄕愁를 끓게 하던 그날, 그리움이 허청에 들어앉았다. Aug.25,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26
가을인가 봐 가을인가 봐 안개비/임현숙 구름은 몽실몽실 갓 구운 빵 먹고 싶잖아 하늘은 건드리면 톡 터질 듯 파랑 물감 툭툭 바람이 실어온 가을향 커피 생각이 나 가을인가 봐 네가 보고 싶은 걸 보니... Aug.22,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23
가을아 가을아 안개비/임현숙 눈 맞추며 웃던 하늘 까치발로 입맞춤하는 아침 애절히 울던 매미 소리도 그치고 어제보다 날 선 햇살 여름 꽁무니를 쪼아대며 더 놀자 하는데 또 한 계절을 보내야 하는 민달팽이 집을 향해 꼬무작 기어간다 가을아 코스모스 흐드러진 네 문지방 넘어 소슬..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22
그리움의 창가 그리움의 창가 안개비/임현숙 발 굴러 하늘 한 번 만져 보고 땅을 굽어보면 세상이 다 내 것인데 그네 타듯 그리워 찾는 창가 허기져 돌아서 와도 내일이면 또다시 찾느라 닳아빠진 신발 오늘도 창 밖에 가지런한 신발들 하도 다정해 아무 말 못 하고 돌아선다. Aug.14,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15
이방인 이방인 /안개비 임현숙 이국 땅에서 익지않은 말 소리에 긴장하고 어눌해진 말투로 주눅들어 사는 사람들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내 모습은 냉동고에서 막 꺼낸 고등어. Mar,18,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14
기다림 기다림 안개비/임현숙 구름은 제자리에 머물고 계곡의 하얀 몸부림도 잠이 든 시간 거미줄 뽑 듯 고래고래 노래 불러도 메아리마저 없는 산 산에 오른 사람들은 "지금은 부재중입니다..." 돌아서던 자리까지 오르고 내리기를 몇 차례 소리개가 자꾸 나를 넘본다. Aug.12,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14
가리발디 계곡 가리발디 계곡 안개비/임현숙 하얗게 신음을 쏟아내는 산 첩첩 봉오리 질곡을 어루만지고 갈기를 날리며 뛰어오는 백마여 아, 안아볼 수 없는 그대라도 너의 굉음에 얼어붙은 채로 내 몸을 맡기고 싶다 물가에 꽃들이 귀머거리 채로 핀 이유를 이제 알겠다. Aug.12,2011 Lim * 가리발디(Garibaldi..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14
모닥불 모닥불 안개비/임현숙 도란도란 모닥불 피워놓고 할 말을 아낀 채 우리 별을 헤아리던 젊은 날 타오르는 불꽃처럼 우리 가슴도 뜨거웠는데 이제, 사랑은 가고 세월도 가고 모두가 떠난 자리 빈 가슴마저 태우고 싶은 불꽃 내 가슴에 말 못할 사연들... Aug.12,2011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8.13
이웃이라는 이름 이웃이라는 이름 안개비/임현숙 저물어 가는 인생 강가에서 외로움에 그리움에 마음과 마음의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인연이라는 끈을 맞잡고 정을 쌓아가는 곳 블로그는 두물머리입니다 파도처럼 다가와 그리움을 심고 거품되어 멀어져간 사람 우리, 파도같은 만남은 되지 말아요 나는 퍼내도 새록..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