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 머리 볶음 머리 안개비 임현숙 아득한 소녀 시절엔 비단결 긴 머리를 찰랑대는 소박한 꿈을 꾸었지 발랄하고 싶은 날엔 동여매어 달랑거리고 때로는 틀어올려 귀부인 마냥 우아하게 이리저리 머리를 꾸미며 거울 보기 즐기던 날은 먼 옛이야기이지 거울은 나이를 말하며 실소하는데 내 맘 속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17
나의 사랑은 나의 사랑은 안개비/임현숙 나의 사랑은 맑은 하늘을 닮은 사랑 어이없는 투정도 웃음으로 받아주는 너른 마음을 지닌 자애로운 사랑 나의 사랑은 파란 바다를 닮은 사랑 외로운 마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깊은 마음을 지닌 배려 깊은 사랑 나의 사랑은 푸른 숲을 닮은 사랑 삶에 지쳐 비틀댈 때 원기..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16
출근길에 비는 내리고 출근길에 비는 내리고 안개비/임현숙 어김없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이른 아침 어둑어둑한 출근길 내 차 앞에는 빨간 등불이 뒤에는 하얀 등불이 열 지어 마치 날 호위하는 듯. 빗속을 일렬로 가는 등불을 보니 삶은 밤을 하얀 무명실에 꿰어 목걸이 마냥 매듭지어 하나씩 빼 먹던 어렸을 적 소풍날의..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16
나목 숲에서 지고 뜨는 해 ; photo by 이기은 나목 숲에서 지고 뜨는 해 안개비/임현숙 앙상한 나목 가지가 해를 삼켰다. 나목 숲에 어둠이 드리우면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는 달빛 소란했던 시간을 잠재우려 하나 수군거리는 별들의 속삭임이 달빛을 조롱하듯 빈 숲에 가득 내리고 은하 강가엔 그리움의 언어들이 은빛 강물로 폭포..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10
철모르는 가로수 철모르는 가로수 / 안개비 임현숙 산뜻한 봄바람에 버석 버석 신음하며 아직도 남루한 옷을 벗지 못한 철모르는 가로수 서릿바람도 비껴간 듯 지난가을 쩌든 색으로 옹고집 할매 마냥 고집스런 네가 곱지 않구나. 바람에 흔들려야 꽃도 피어난단다. 훈훈한 봄바람에 못 이긴척 흔들리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09
웃음 속에 피어나는 봄 웃음 속에 피어나는 봄 안개비/임현숙 뽀얀 안갯속에 숨어있는 봄 하얗게 서리를 이고 있는 지붕에서 아침 햇살에 손사래를 치는 겨울이 발 비벼가며 눈물 흘린다 어제보다 어둠이 걷힌 아침이 하얀 고깔 쓴 산을 아름답게 조명하고 겨울비에 지친 사철나무가 봄 햇살로 세수하며 옹알이..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07
물안개 물안개 안개비/임현숙 산마루에 붉은 노을이 피면 오묘한 춤판이 벌어지는 프레이저 강 뗏목에 부딪히는 파도의 노래에 장단 맟춰 하얀 손을 나풀대며 하늘로 올리는 춤사위는 물안개가 황금 햇살을 얼싸안고 아지랑이로 몸을 사르는 살풀이춤 프레이저 강의 물안개는 쪽빛 밤하늘 조각달의 외로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3.02
미련없이 떠나 주기를 미련없이 떠나 주기를 안개비/임현숙 하얀 민들레 홀씨가 날리듯 눈꽃이 바람에 춤을 춘다. 떠나는 겨울의 입김 속에 여물던 꽃망울이 새파랗게 질려 숨을 곳을 찾는다. 겨울아 네가 주었던 삶의 고달픔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형벌처럼 명치 끝에 달라붙어 애태우는데 미련으로 슬픔 남기지 말고 북풍..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27
향초를 사르며 향초를 사르며 안개비/임현숙 저녁 내내 비린 냄새만 먹고 산화하는 향초를 바라보며 어떤 향기를 날리며 살고 있는지 내게 묻는다. 삭아 쓸모없는사그랑이처럼 살아도 고운 맘씨,좋은 향기를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내 삶의 얼룩을 사르고자 또 하나의 향초에 불을 댕긴다..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27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바람속의 등불님 편지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 안개비 임현숙 눈부신 햇살이 넘실대는 날엔 그늘진 마음도 통통 튀어 오르고 헤실헤실 미소 지어요. 화살처럼 날아와 꽂히는 햇살은 떠올리기만 해도 아득해지는 그리움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자꾸 눈물이 납니다. 검지로 훔쳐내도 흐르는 눈물은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24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안개비/임현숙 눈부신 햇살이 넘실대는 날엔 그늘진 마음도 통통 튀어 오르고 헤실헤실 미소 지어요. 화살처럼 날아와 꽂히는 햇살은 떠올리기만 해도 아득해지는 그리움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엔 자꾸 눈물이 납니다. 검지로 훔쳐내도 흐르는 눈물은 절절히 보고싶..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24
민들레 / 삼행시 민들레 Lim 민간요법으로 널리 사랑받는 겸손의 모양새인 민들레꽃은 들에도 길섶에도 홀씨 날려 앉은 곳에 노란 웃음꽃으로 피어날 테니 레몬처럼 상큼한 봄의 맛깔은 민들레잎 나물의 쌉쌀한 맛이다. Feb.20,2011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21
하늘길을 걸어서 그대에게로 하늘길을 걸어서 그대에게로 안개비/임현숙 봄 햇살이 아련히 아지랑이 지는 이 길을 걸어 그대에게 가고 싶습니다. 겨우내 내린 비로 이끼 덮인 등걸 거미줄 친 작은 틈새에 초록빛 새순이 배시시 웃고 있어요 노란 햇살이 반가운가 봅니다. 화장기 없는 봄의 얼굴이 단아하게 고..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19
꽃화장 하고 오는 봄/바람속의등불님 영상 꽃화장 하고 오는 봄 /안개비 임현숙 노란 수선화 마부 삼아 개나리꽃 마차 타고 오는 봄님 금빛 햇살 분으로 곱게 바른 얼굴이 민들레꽃 같아요. 꽁꽁 언 땅 밑에서 희망꽃으로 고개 내민 동설화 따뜻한 봄님 손길에 방긋 웃고 마른 가지 어루만지는 봄바람에 물오른 가지마다 얼굴 내민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18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입니다 Lim 오늘 하루 생명 주심을 오늘 하루 사랑할 수 있음을 오늘 하루 섬길 수 있음을 마음을 담아 감사합니다.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고 섬김은 눈으로 보아 알 수 있지만 감사는 말하지 않으면 알지 못합니다. 오늘 하루에 감사가 넘칠 때 나의 조촐한 식..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16
가시고기 당신 가시고기 당신 Lim 지나온 역경의 삶 홀로 짊어지고 외로운 눈물 삼키며 오늘도 가족 위해 가시고기 된 당신 그립다 말하면 보고 싶어 더 그립고 사랑한다 말하면 마음 아파 눈물 날 것 같아 하고 싶은 말 심연에 담아 두렵니다. Feb.14,2011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2.14
그땐 몰랐어요. 그땐 몰랐어요 임 현 숙 늦은 나이에 낳은 막내딸 키만 커다란 전봇대에 시집 보내 놓고 날마다 전화기 앞에 앉아 기다리셨지요 곰살궂지도 않은 딸이 뭐 그리 예쁘다고 친정 나들이 가던 날은 힘없는 다리 이끌고 부엌을 지키며 따뜻한 밥상 차려 내셨어요 신랑이랑 아가랑 시어머니랑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1.24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나목 팔순의 老母가 아들을 기다리느라 잠을 잊었다. 캄캄한 곳에서 의자에 기대어 괘종시계가 두 번을 울려도 꾸벅꾸벅 졸며 마냥 기다렸다 티비에서 애국가가 울리고 책을 들여다 보던 눈이 피곤하면 뜰에 나와서서 별을 바라 보고 개나리,수선화,장미,능소화.....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1.23
달고나 달고나 Lim 책가방 등에 지고 교문을 나서자 내달린 곳, 벙거지 모자 쓴 할아버지 좌판, 꾀죄죄한 손으로 국자에 설탕 녹여 별 모양 꾹 누르면 쌉쌀 달콤한 달고나 뽑기, 시작은 성큼 떼고 별 모양 부서질까 살살 녹여 별만 남으면 달고나 하나 더, 쪼그리고 앉아 별 모양,달 모양 불량 식품..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1.01.05
비 갠 오후 비 갠 오후 안개비/임현숙 파란 얼굴에 동그란 해 붙이고 하늘이 웃는다 몇 날을 눈물 뿌리더니 깃털 구름 자락으로 눈물 거두어 산마루에 하얗게 눈으로 내려놓았다. 새파란 잔디 새로 노란 민들레 속살이 보일 듯 눈부신 햇살이 봄바람처럼 부드러워 운전하는 내내 바동거려도 눈꺼풀..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