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배 나는 종이배 안개비 임현숙 나는 종이배 인생이란 너른 바다에 떠 가는 나뭇잎 같은. 엄습해 오는 파도에 자맥질해도 물결에 반짝이는 햇살 있어 발버둥치지 않으리 언젠간 포구에 다다라 지나 온 폭풍의 바다를 감사함으로 바라보리 때로 살갑던 바람과 젖은 몸 말려주던 햇볕과 어둠을..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9
타들어가다 타들어가다 안개비 임현숙 하늘 흐리고 천둥 울려도 달리는 차는 서슴없이 잘 달리는데 질겅질겅 씹고 있던 외로움에 번갯불 불쑥 찾아들어 감전되었다. May 05,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8
시계 시계 안개비 임현숙 앞만 보고 갑니다 가는 지팡이 또박또박 짚어 세월을 세며 맴맴 돌아갑니다 어둠에서는 더 큰 소리로 벽 위에서 책상 위에서 척척 행진을 합니다 내 가슴 속 빨간 우체통이 빛바래지고 텅 비어가도 초록빛 희망 찾아가자고 오로지 내일 향해 절뚝절뚝 걸어갑니다. May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6
오월의 노래 오월의 노래 안개비 임현숙 하늘빛도 산을 닮은 푸른 오월 신록의 동산에 내 사랑을 심는다 싱그런 바람을 마시고 나뭇잎을 쪼는 따가운 햇볕에 짜릿한 날 푸름이 짙어가듯 사랑도 자라나 그대 가슴에 맺히고 싶다. May.04,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4
민들레 홀씨처럼 민들레 홀씨처럼 안개비 임현숙 생글생글 노란 미소 짓던 민들레 꽃 초록 바람 불어와 털북숭이 되었네 바람든 민들레 꽃 고운 임 찾아 훨훨 하늘길 날면 만삭의 그리움도 홀씨 따라나선다. May,16,2011 Lim -- 2012.05.02/퇴고함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3
고갯마루를 오르며 고갯마루를 오르며 안개비 임현숙 고갯마루를 오르니 심장이 목에서 파닥거리고 얼굴이 불에 댄 것 같다 덤프트럭 한 대가 작은 승용차에 뒤지며 왝왝거리는 게 내 나이쯤 되었나 보다 내리막길에선 스키 타듯 미끄러져 돌진해 벤츠 승용차도 설설 긴다 인생의 정점을 지나 노을 길을 내..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2
바보들의 세상 바보들의 세상 안개비 임현숙 허허 웃기만 하는 바보 바보라 놀려도 허허 못난이라 비웃어도 무지하다 손가락질해도 이용을 당해도 넘어져도 아픈 줄 모르고 칼날에 베어 피를 흘려도 허허 바보는 마음이 가난해서 욕심도 미움도 교만도 시샘도 없으니 그들이 사는 세상 그곳이 천국일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5.01
조용한 아침이 버겁다 조용한 아침이 버겁다 안개비 임현숙 8시인데도 꿈길 삼매경인 밴쿠버의 휴일 아침이 미칠 듯 버겁다 머릿결 산발하던 바람도 귀를 울리던 공사장 소음도 아직 눈 뜨지 않고 비를 머금은 하늘에 햇살 한 조금 기웃대는 거리엔 신호등만이 껌벅거린다 휴거(携擧)된 세상에 홀로 남은 하이..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30
아, 오월 아, 오월 안개비 임현숙 어제보다 더 푸른 산색이 첫사랑처럼 풋풋합니다 그러나 봄의 끝자락이라 말하지 마세요 아직 나의 봄은 꽃망울이랍니다 땀방울 비 오듯 내리는 여름 오기 전 곱게 피어날. Apr.29,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30
내가 걷는 이 길은 내가 걷는 이 길은 안개비 임현숙 바람의 속삭임이 들리는 숲 속에 두 갈림길이 있었네 반질반질 곧은 길은 잔잔한 즐거움 없어 멀리 돌아가도 구부러진 길을 걷네 이름 모를 꽃향기 노래에 날개 달아 숲을 에우고 모퉁이 돌 때마다 펼쳐질 설렘이 호흡을 가쁘게 하네 간간이 보이는 하늘..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27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안개비 임현숙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당신의 숨소리보다 조용히 세상을 어루만집니다 보드라운 아기 손길로 도로변 민들레 얼굴을 씻기고 막 움트는 단풍나무 조막손을 간지럽혀 펴게 합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귀를 쫑긋 세워 가까이 다가가도 말발굽처럼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26
산이 일어선다 산이 일어선다 안개비 임현숙 산이 일어선다 검푸른 수의를 걸치고 온갖 시름과 궁상에 겨워 죽은 듯 누워있던 겨울산이 숨구멍에 박히는 투명한 햇살에 묵은 먼지 툭툭 털며 일어서고 있다 바람이 지날 때마다 풀잎피리 소리 청아하고 골짜기 에돌며 굽이지는 물 온몸에 수혈하여 하루..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24
꽃 바람결에 꽃 바람결에 안개비 임현숙 꽃 바람 향기로운 길을 걸으면 벚꽃들의 수런거림 마음 행간에 날아 앉는다 화사한 꽃 나비 떼 춤추는 사월 하늘은 온통 그리움이다 아찔한 현기증 일도록 눈부시게 날아와 소복소복 쌓이는 꽃잎 무덤 잔잔한 마음 터 불씨 한 톨 꽃 바람 풀무질에 와락 와락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20
꽃 비가 내리네 꽃 비가 내리네 안개비 임현숙 노랑 꽃잎 하양 꽃잎 꽃 비 내리네 우수수 세월이 진다네 봄보다 짧게 피다 간다 슬퍼 말라네 나 여기 있어 꽃 비 맞고 천리향 그대 곁 맴도니 우리 늘 함께 있음이라네 꽃 비가 내리네 그리움이 뚝뚝 떨어지네. Apr.18,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9
시간의 문 시간의 문 안개비 임현숙 그대와 나 사이에 드러누운 시간의 장벽 아직도 밀어내지 못해 먼 하늘 바라보며 오늘도 눈물짓지만 째깍째깍 다가오는 기약할 수 없는 순간은 만남의 애틋한 설렘으로 보고 싶은 마음에 시간의 장벽에 문을 냅니다. Apr.18,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9
내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내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안개비 임현숙 퍼내도 줄지 않고 꽁꽁 얼지도 않는 苦海 앞에서 바닷길이 열리는 기적, 모세의 지팡이를 찾아 두 손을 모아도 하늘의 뜻은 기다림인가 봅니다 태산이라면 밤을 새워 넘어가련만 지느러미 없어 헤엄도 못 치고 날개 없어 날지 못해 밤마다 한 마..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7
다도해(多島海) 다도해(多島海) 안개비 임현숙 사랑, 欲望이 불어나 외로움이 더 해지는 섬 우정, 나눌수록 깊어지는 情의 바다 사랑과 우정 비교할 수 없으니 다도해(多島海) 부초 같은 섬끼리 외나무다리 놓아 외로움의 해일에 침몰하지 않는 하나의 큰 섬이 되리. Apr.15,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6
그리운 이여 그리운 이여 안개비 임현숙 그리운 이여 해 저문 노을 강이 가슴 저리도록 슬퍼 보이는 것은 보고 싶은 마음이 터질 듯 영글어서 방울방울 눈물 맺히기 때문입니다 고개 돌려 서편 산을 바라보니 하늘이 그리움에 물들어 진보랏빛 멍 자국을 산 위에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내린 쓸쓸한 심..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5
하얀 목련 하얀 목련 안개비 임현숙 그녀가 이 땅을 떠나던 날 목련 나무 가지마다 눈물 젖은 하얀 손수건 매달았다 올해도 하얀 면수 손수건 사월 하늘에 나풀댄다 하늘 그녀에게로. Apr.12,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4
홀로 먹는 밥 홀로 먹는 밥 안개비 임현숙 된장찌개 뚝배기 보글거리는 식탁 숟가락 부딪혀 가며 떠먹던 그 맛 속엔 불결함보단 정이 녹아있었지 서로 다른 시간표에 홀로 먹는 밥 침 묻은 숟가락 드나들던 뚝배기 밥상이 그리워 허공에 숟가락 담그고 있네 Apr.12,2012 Lim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