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996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임 현 숙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아침 안개가 걷힌 후 해가 빛나듯 눅눅한 마음밭이 보송보송해지는 것 우울한 일상에 풀죽어 있다가도 생각나면 반짝반짝 생기가 도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끝없는 관심과 배려로 다가가는 것 보고 싶어 그 사람의 창가를 기웃거리고 그리워 먼 하늘 바라보다 구름이 되는 것 행여 소식 올까 편지함을 열어보고 반가운 이름에 즐거운 종달새가 되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비 오는 날 한 우산 속에 있고 싶은 것 두 마음이 한마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임 현 숙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아침 안개 ..

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지만

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지만 임 현 숙 맑은 바람결에 흐르는 구름이 되는 아침 어제보다 그늘을 더 드리우는 나무 한 그루와 눈을 맞추면 내 말에 옳다 끄덕이기도 아니라고 살래살래 도리질하며 철부지 나를 가르친다 나뭇잎처럼 가벼이 흔들리지 말고 뿌리처럼 지긋하게 땅을 밀고 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니 파란 하늘이 어깨를 으쓱한다 가르침을 새기는 순간 간들바람 불어와 속눈썹이 파르르 하… 나뭇잎 같은 하루. 2017.05.26.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