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미더운 사랑

라포엠(bluenamok) 2017. 5. 24. 09:45


        미더운 사랑 임 현 숙 몰티즈 강아지 두 마리 아침 문안을 한다 손발을 핥고 안아주면 얼굴도 핥는다 찰나에 입술도 뺏길 수 있어 긴장하는 인사 겁이 나 만지지도 못하던 강아지에게 이미 손발은 허락했지만 평생 얼굴만큼은 금지구역이리라 침 묻은 손발을 즉시 물로 씻으며 생각해본다 누가 더러운 내 발을 뜨겁게 핥아준 적 있었는지 날 낳은 엄마도 이토록 사랑해 준 기억 없는데 눈으로 마음을 읽고 두 발로 말을 하며 혀로 사랑하는 더운 생명체 사랑이 식어도 배신하지 않는 미더운 꼬리 살래살래 따라다니는 내 꼬리 둘. 2017.05.23.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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