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996

봄이어요

봄이어요 임현숙 오늘은 숲을 끼고 뚜벅뚜벅 걸었어요 물소리가 웅성거리는 다리 아래엔 봄이 묵은 때를 밀고 있었어요 찌들은 시름이 졸졸 흘러가고 눌어붙은 게으름이 퉁퉁 불어 떠가네요 개여울이 숲을 안고 신바람이 납니다 싱그런 추임새에 그만 길 가던 이유를 까먹었어요 하염없이 샛강을 내려다보다 암초에 부딪힌 봄바람을 꿀꺽했지요 풍선처럼 부푸는 이 맘을 어찌하나요 이런저런 볼일 많은 날인데 줄 끊긴 풍선 되어 두둥실 하늘을 날아갑니다. -림(201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