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996

세월 강

세월 강 임 현 숙 나뭇잎이 우수수 지며 세월 강물이 빠르게 흘러간다 벌거숭이 시절이 저만치 흘러가고 연분홍빛 꿈이 먼바다로 갔다 꽃이 피고 지고 새가 울고 낙엽 날리고 눈이 내리는 세월 강 굽이굽이 내가 흘러간다 어머니가 흘러간 그 물줄기 따라 판박이 딸도 허우적거리며 흘러간다 암초에 부딪혀 살이 깎여도 물살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 이순 즈음 세월 강엔 추억이 아롱지지만 거슬러 갈 수 없는 강물이여 또 한 굽이를 돌아 떠 내려 간 청춘을 따라가며 언젠가 이 지점을 지날 내 아이를 위해 이정표를 세운다 '이곳은 그리움이 깊고 회한이 몸부림치는 늪'. -림 세월 강 임 현 숙 나뭇잎이 우수수 지며 세월 강물이 빠르게 흘러간다 벌거숭이 시절이 저만치 흘러가고 연분홍빛 꿈이 먼바다로 갔다 꽃이 피고 지고 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