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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안개가 그리는 풍경

라포엠(bluenamok) 2017. 2. 11. 04:41


      
      안개가 그리는 풍경
                                                          임 현 숙
      짙은 안개는 암행어사이다
      감찰이 깊어질수록 
      어수선한 세상은 먹통이 된다
      굉음을 내며 오르내리던 자동차 
      눈 부라리며 오금 저리고
      날랜 발길 굼벵이 된다
      볼 꼬집던 바람 감쪽같이 숨어 버려 
      안개의 축축한 추궁만이 집요하다
      날 속속들이 들여다보려 해 
      차를 타고서야 한숨 돌렸는데
      어느새 집 앞에 먼저 와 어슬렁거린다
      나도 바람처럼 꼭꼭 숨고 
      마을 전체가 그림처럼 고요하다.
      -림(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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