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달리며 12월을 달리며 임 현 숙 한 세월의 종착역입니다 시간의 나래에서 베짱이처럼 지내던 날을 지우며 이마를 낮춰 손끝에 가시가 돋고 발목이 가늘어지도록 달려왔습니다 대못이 박히고 무릎 꺾는 날도 있었지만 발자국마다 반성문을 각인한 후 낡은 지갑은 늘 배가 고파도 철든 눈동자엔 ..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18.12.08
내 입술에 문패 내 입술에 문패 임 현 숙 꽃길을 걸을 땐 고마워~라는 소리 향기로운 노랫말처럼 귓불을 달구었지 자갈길을 달리며 미안합니다... 빈 마음 구겨지는 말 문패처럼 달고 사네 저 모퉁이를 돌면 신작로가 나올까 오늘도 부끄러운 문패 입술에 달고 하늘 한 번 올려다보네. -림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18.11.16
2018.09.15 중앙일보 게재/구월이 오면 https://joinsmediacanada.com/bbs/board.php?bo_table=enews&year=2018&month=9&wr_id=928&sc_no=#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8.09.18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8.08.12
2018.08.04 조선일보 게재/이순에 들다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180804/16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8.08.04
본능 본능 임 현 숙 똥 싸며 힘을 주니 참 신기한 우리 아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가 봐. -림(20180605) 본능 임 현 숙 똥 싸며 힘을 주니 참 신기한 우리 아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가 봐. -림(20180605) 나목의 글밭/습작·시조야 놀자 2018.07.11
난 아닐 줄 알았는데 난 아닐 줄 알았는데 임 현 숙 백발의 시어머니 바늘귀를 내밀면 퉁명스럽게 실을 꿰어드렸네 난 안 그럴 줄 알았는지 얼굴에 검은 꽃 얼룩지고 툭하면 삐지고 묵은지 같은 이야기 골백번 풀어놓았네 난 아닐 줄 알았는데 난 정말 안 그럴 줄 알았나 보네 상속 거부할 수 없는 세월의 유산..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8.06.10
5월의 느티나무 / 복효근 5월의 느티나무 / 복효근 어느 비밀한 세상의 소식을 누설하는 중인가 더듬더듬 이 세상 첫 소감을 발음하는 연초록 저 연초록 입술들 아마도 지상의 빛깔은 아니어서 저 빛깔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면 초록의 그늘 아래 그 빛깔에 취해선 순한 짐승처럼 설레는 것을 어떻게 다 설명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8.05.01
Stand by your man Stand by your man Sometimes it's hard to be a woman Giving all your love to just one man You'll have bad times And he'll have good times Doing things that you don't understand (가끔은 한 남자에게만 사랑을 주는 여자가 되기란 힘들지요 당신이 힘들어 할 때, 그는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요)But if y.. 소리샘/팝 2018.04.14
봄은 봄은 임 현 숙 이 동네 저 동네 꽃 잔치 굽은 풀잎 허리 펴고 개울물은 좋아라 웅얼웅얼 먹구름은 하얀 명주 날개 살랑 봄 , 봄, 봄 신나는 봄이란다 딸, 아들, 강아지까지도 싱숭생숭 가정에 봄바람 불어 저녁 식탁 등이 늦게 켜지고 설거지하던 고무장갑 창밖 꽃가지 따라 출렁 흔들리는 ..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8.04.12
2018.04.10./중앙일보 기고-그곳에 가면 그곳에 가면 임 현 숙 느른하고 헐렁한 오늘 갓 잡은 고등어처럼 펄펄 뛰는 남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 골라 골라 손뼉을 치며 온종일 골라보라는 사람 오만 잡동사니를 단돈 몇 푼에 한 보따리 준다는 사람 천 원 한 장으로 허기를 지울 수 있던 빈대떡집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커피..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8.04.11
삶이여, 그대 삶이여, 그대 임 현 숙 삶이여 그대로 인해 불효자 되고 누명도 쓰고 수모에 이 악물어도 얼간이라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나입니다 수려한 꽃의 꽃받침처럼 사철 그늘진 자리에서 언젠가 벚꽃으로 피어날 기적을 꿈꾸며 저~어기 높은 하늘로 손 흔들어 보기도 하지만 묵묵부답일 뿐 기다..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8.03.30
머리를 자르며 머리를 자르며 임 현 숙 뒤통수 살리고 길이는 짧게 주문하는 대로 가위가 지나가면 화들짝 일어서는 흰머리 세월의 무게로 늘어진 눈꼬리 탄력 없는 볼이며 메마른 입술 거울 속 얼굴이 참 낯설다 하양 교복 카라 명랑한 입술 검은 머리 소녀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어푸거리며 하구까..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8.03.06
풀룻이 사랑한 클래식14곡 Art : Robert Hagan 봄이 오신다기에 ... 홍 수 희 창을 열고 먼발치에서 내려다봅니다 오늘도 당신은 잰걸음으로 바쁘게 오가시더니 문득 멈추어 서선 이쪽 창을 물끄러미 올려다봅니다 나는 압니다 당신의 시선이 나에게 머무는 시간이라는 것은 당신이 어느 한적한 일요일, 화분에 꽃씨를 .. 소리샘/클래식 2018.03.01
이 아침에 이 아침에 임 현 숙 말하지 않아도 내 모든 걸 아시는 임이여 이 아침 향기로운 커피가 목에 걸리는 이유 이미 아실 테지요 견뎌낼 만큼만 시련을 주십시오 나는 사기그릇처럼 유약합니다 벌써 이 빠지고 금이 가 담긴 은혜 줄줄 새어나가고 불평의 거미가 날 먹으려 그물을 놓았나이다 .. 나목의 글밭/기도·하늘 바라기 2018.01.12
우리 우리 임 현 숙 처음엔 그랬다 당신으로 행복합니다 마음까지도 내 것인 양 착각마저도 마음의 빗장은 쉬이 열린다는 걸 왜 몰랐을까 가슴앓이와 무덤덤한 세월이 아주 많이 흘러 흘러 귀밑머리 치어다 보며 드는 깊은 사념 퇴화한 날개 파닥파닥 훠 얼 훨 날고 싶어요 생각이 부딪힐 때 ..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8.01.10
안녕,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여 안녕, 내 생애 가장 젊은 날이여 임 현 숙 풍랑 일던 한 해야 잘 가거라 널 맞던 첫날 그려보던 바람은 인제도 미완성이지만 그래도 고마웠다 따스한 집에서 배부르게 먹고 부실한 몸이나마 앓아눕지 않고 보고 듣고 느끼며 좋은 사람들과 일 할 수 있었으니 무엇을 더 탐하겠느냐 세상에..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7.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