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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0./중앙일보 기고-그곳에 가면

라포엠(bluenamok) 2018. 4. 11. 06:06





그곳에 가면

                                          

                                                      임 현 숙


           


느른하고 헐렁한 오늘
갓 잡은 고등어처럼
펄펄 뛰는 남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


골라 골라
손뼉을 치며 온종일 골라보라는 사람
오만 잡동사니를
단돈 몇 푼에 한 보따리 준다는 사람
천 원 한 장으로
허기를 지울 수 있던 빈대떡집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커피나 밥을 나르는 사람


떼돈은 아니라도
소박한 바람으로 
싱싱한 새벽을 여는 곳


그곳에 가면 구수한 사람 냄새에
쭈그러진 마음 팽팽해지지

 

팔딱팔딱 뛰는
고등어 같은 그곳.




-림(201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