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산山 다가오는 산山 임 현 숙 옆집에 노부부가 살았다 아침마다 부인은 화단에 물을 주고 이따금 세차도 했다 남편은 부인과 외출할 때 잠깐 보일 뿐 조용한 사람 같았다 어느 새벽, 삐오삐오~ 구급차가 오고 누군가 실려 나갔다가 아침결에 돌아온 후 밤이 되어 다시 911이 오고 부인의 울음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5.18
인연 - 김재진 인연 - 김재진 한 세상 입던 옷 벗어놓고 우린 모두 어딘가로 떠나야 합니다. 마당에는 불 켜지고 이모, 고모, 당숙, 조카, 이름도 잊어버린 한순간의 친구들 때 묻은 인연들 모여 잔치를 벌입니다. 술잔이 돌고 덕담이 오가고 더러는 떠나는 것을 옷 갈아입는 거라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9.05.10
2019.05.04. 밴조선 기고/그리운 어머니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190504/12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9.05.05
그리운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임 현 숙 다정한 오월이 오면 어머니 그리워 카네이션보다 진한 눈빛으로 허공 저 너머 둘러봅니다 늘 허약하셨던 어머니 풋풋한 시절 비 내리던 날 교문 앞 친구 어머니 보며 철철 젖어 달려갈 때 아주 작은 부러움이 사춘기에 그늘이었지만 친정 나들이 때마다 고이 접은..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5.02
사랑 / 김남조 사랑 / 김남조 오래 잊히음과도 같은 병이었습니다 저녁 갈매기 바닷물 휘어적신 날개처럼 피로한 날들이 비늘처럼 돋아나는 북녘 창가에 내 알지 못할 이름의 아픔이던 것을 하루 아침 하늘 떠받고 날아가는 한 쌍의 떼 기러기를 보았을 때 어쩌면 그렇게도 한없는 눈물이 흐르고 화살..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2019.04.23
강가에서 / 고정희 강가에서 / 고정희 할 말이 차츰 없어지고 다시는 편지도 쓸 수 없는 날이 왔습니다 유유히 내 생을 가로질러 흐르는 유년의 푸른 풀밭 강둑에 나와 물이 흐르는 쪽으로 오매불망 그대에게 주고 싶은 마음 한쪽 뚝 떼어 가거라,가거라 실어보내니 그 위에 홀연히 햇빛 부서지는 모습 그 위..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2019.04.08
단추를 달며 단추를 달며 임 현 숙 사위의 양복 단추를 달며 돋보기를 꺼내 쓰니 바늘귀에 실을 꿰어달라면 짜증 내던 며느리 늑골 사이가 짜르르하다 가신 지 오래 숨결 묻어나는 것 전혀 없어도 불쑥불쑥 빙의하는 어머니 불혹에 홀로 백일 된 아들 고이며 부엉부엉 지새우는 밤 한숨 타래로 바느질..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9.03.27
작은 이름 하나라도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기 철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 때 너무 멀어서 못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9.03.13
춘삼월의 눈꽃 춘삼월의 눈꽃 임 현 숙 아직 동트기엔 머언 새벽 달빛이 치렁한 듯 눈을 떠보니 폭포수처럼 함박눈이 펑펑 개구리도 깨어난 춘삼월 이 세상에 죄가 득실해 하늘이 은혜를 베푸나보다 가여운 세상 순결하라 순결하라 소복소복 눈꽃으로 복을 내린다. -림(20190308)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19.03.09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흐르면 임 현 숙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던 콧물 풀어도 풀어도 줄줄이 풀리는 휴지 그러나 주어진 한계 있듯이 시간이 흐르면 아픔도 잊히겠지. -림(20120515)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3.03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임 현 숙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귀를 쫑긋 가까이 다가가도 말발굽처럼 뛰는 심장 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은 당신 숨소리처럼 천둥 번개를 데려오는 거친 빗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림(20120425)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2.27
봄인 줄 알았어 봄인 줄 알았어 임 현 숙 햇살이 고와 산책을 나섰네 창에서 내다본 풍경은 봄이었어 찬 바람에 머릿속이 얼얼해도 볼을 쓰다듬는 건 명주바람이었지 청둥오리떼 볕 바라기 하는 호수에 바람이 날고 있었어 사뿐사뿐 다가오는 버선 콧날 같은 은물결은 아, 그리움이었네 붉은 단풍 뚝뚝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2.19
겨울비 겨울비 임 현 숙 겨울비 내려 글썽글썽 눈물짓는 나목을 바라보다 가슴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었습니다 지난가을 타오르던 단풍이 그리워 흔적을 찾아 두리번거려도 주룩주룩 빗줄기만이 출렁이는 길 황홀경은 사위어지고 쓸쓸하여도 나뭇가지 속에 살아있는 불씨는 다시 타오를 날을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2.15
그 시간마저도 그립습니다 그 시간마저도 그립습니다 임 현 숙 멀리 고향을 떠나와 나처럼 외로운 건지 길섶에 옹기종기 살을 비비고 있는 조약돌들 비 내리는 날이면 빗물 따라가려 졸졸졸 거리지만 제자리에서 어깨만 들썩일 뿐 동해의 푸른 숨결 서해의 붉은 낙조 울안에 덩굴지던 능소화 마음 자락 별빛 헤며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2.06
2019.1.26. 중앙일보 게재/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임 현 숙 어서 오십시오 나목 사이로 솟아오르는 새날이여 고난의 장벽을 뛰어넘어 텅 빈 곳간에 금빛 햇살이 넘실거리게 하소서 저 북방 거센 바람으로 나이테 늘어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의 티끌을 키질하소서 웃음을 잃은 이에게 소망 박을 타게 하시고 사랑을 잃은 이의 눈물을 거두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겸손의 신발을 신고 배려를 지팡이 삼아 무장무장 섬김의 길을 가게 하시고 내 모습 이대로 감사하며 날마다 행복의 샘물을 나누게 하소서 어서 오십시오 나목에 파릇한 옷을 지어줄 새날이여. -림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9.01.27
부모 초청 이민 접수 28일 시작 부모 초청 이민 접수 28일 시작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페이스북 최종수정 : 2019-01-15 15:07 올해 다시 선착순으로…신규 신청자 2만명까지 확대연방이민부가 부모 초청 이민 접수를 오는 28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민부에 따르면 당일 12시부터 온라인으로 신.. 정보 창고/생활 정보 2019.01.20
봄을 그리며 봄을 그리며 임 현 숙 봄맞이하던 오솔길에 낙엽 쌓이고 쓸쓸한 겨울이 노닐고 있네 계절은 제 자리로 돌아오건만 내 삶은 언제나 겨울 울타리 안 연두 봄 찾아와 문 열어주기를 조금만이라는 바람의 끈 부여잡고 기다리고 또 기다릴밖에. -림(20171202)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