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달리며
임 현 숙
한 세월의 종착역입니다
시간의 나래에서 베짱이처럼 지내던 날을 지우며
이마를 낮춰 손끝에 가시가 돋고
발목이 가늘어지도록 달려왔습니다
대못이 박히고 무릎 꺾는 날도 있었지만
발자국마다 반성문을 각인한 후
낡은 지갑은 늘 배가 고파도
철든 눈동자엔 겁 없는 미소가 찰랑댑니다
겨울나무처럼 허울을 벗고 나니
어느 별에 홀로 떨어져도 삽을 들겠노라고
앙상한 발가락이 박차를 가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새봄이 오지 않는다 해도
해쓱한 볼이 터지라 웃으며 달리렵니다.
-림(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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