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임 현 숙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귀를 쫑긋 가까이 다가가도 말발굽처럼 뛰는 심장 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은 당신 숨소리처럼 천둥 번개를 데려오는 거친 빗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림(20120425)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6
열애 열애 임 현 숙 몽롱한 아침 빈속에 카페인을 쏟아 부으면 모락모락 뇌관을 깨우는 갈색 향기 목젖을 애무하고 모세혈관이 꿈틀거리는 이 짜릿함 커피와 하나가 되는 이 순간 난 '러브스토리'의 '알리 맥그로' 아라비아산, 브라질산, 아니 맥심이라도 커피, 너는 '라이언 오닐' 사랑한다는 ..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4
가슴으로 울었다 가슴으로 울었다 임 현 숙 부앙 울리는 저음의 색소폰 소리 칠순의 오빠가 불어대는 곡조에 황혼이 깃들고 회한이 어려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힘겨운 날숨은 여생의 보람이요 꺼지지 않은 불꽃의 존재감인 것을 아우들이 알아주길 바랐을까 삐걱대는 음에 키득거리던 못난 아우들을 멋쩍..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1
문협 시분과 카톡방에서/시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지난 몇 년 동안 총무 및 회장으로 문협 일을 마치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듯 후련하기도 합니다. 조용히 유령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김석봉 선생님의 열의에 책임을 다하려 애써봅니다. 내어주신 과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시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의 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2020.01.29
새벽비2 새벽비2 임 현 숙 유리창이 부서져라 두드리는 소리 꿈결에 창을 여니 울컥울컥 쏟아지는 빗줄기 어느 누가 날 그리워 이토록 울먹이는가 새벽이 먼동 대신 눈물 젖은 연서를 가져 왔네. -림(20150208)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1.26
설날 아침에 설날 아침에 임 현 숙 올봄에도 내 어머니 누운 동산엔 흰 배꽃 향 비석을 닦고 종다리 지지배배 비문을 읽겠지 어머니와 영영 이별하고 돌아설 때 눈물을 훔치던 따스한 숨결 이토록 생생한 데 어언 이십여 년이 흘렀구나 어느 해 지붕에 아카시아가 자라나 목놓아 울며 종종 돌아보겠노..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1.26
잠 못 드는 이유 잠 못 드는 이유 임 현 숙 함박눈 은혜로이 자장가 부르는 밤 미끄러지는 차의 굉음만 고요를 흔들고 밤은 새벽으로 가는 중 지친 눈은 자자 자자고 애원하는데 쌀쌀한 잠은 그리움 사무치던 옛 밤처럼 저만치 물러서 있구나 나란히 늙어가는 창밖 단풍나무도 마지막 잎새 떨군 지 오래 ..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20.01.22
거울 앞에서/김종해 거울 앞에서 김종해 내가 내 이름을 불러볼 때가 있다 하루의 시간을 끝낸 자에게 등 두드리며 나직이 불러주던 이름 거울 앞에 서 있는 주름진 늙은이의 얼굴을 보며 나는 내 이름을 호명한다 세상 나들이 끝내고 돌아가야 할 마지막 시간을 나는 서둘러 묻지 않기로 한다 적멸의 시간이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20.01.21
가족관계 영문증명서 ‘아포스티유’ 온라인 발급 시행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1-03 09:56 가족관계 영문증명서 ‘아포스티유’ 온라인 발급 시행 가족관계에 관한 영문증명서 발급서비스가 지난달부로 시작됨에 따라 한국민 및 재외국민들의 편의가 보다 증진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27일부터 대법원의 .. 정보 창고/생활 정보 2020.01.08
섣달그믐 밤에 섣달그믐 밤에 임 현 숙 섣달그믐 돌아온 탕아처럼 예배실로 들어갔다 복음송도 새롭고 찬송가 가락도 변하고 따라 부르는 음성엔 뜨거움이 없었다 다시 돌아오기에 너무 멀어진 생명 시냇가 얼어붙은 심장이 가벼운 입술로 송구영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밤눈이 하얗게 길을 덮고 있..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19.12.30
12월을 달리며 12월을 달리며 임 현 숙 한 세월의 종착역입니다시간의 나래에서베짱이처럼 지내던 날을 지우며이마를 낮춰손끝에 가시가 돋고발목이 가늘어지도록 달려왔습니다대못이 박히고무릎 꺾는 날도 있었지만발자국마다 반성문을 각인한 후낡은 지갑은 늘 배가 고파도철든 눈동자엔겁 없는 미소가 찰랑댑니다겨울나무처럼 허울을 벗고 나니어느 별에 홀로 떨어져도삽을 들겠노라고앙상한 발가락이 박차를 가합니다그토록 기다리던새봄이 오지 않는다 해도해쓱한 볼이 터지라웃으며 달리렵니다. -림(20141205)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19.12.13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가을과 겨울의 사이 저쯤 임 현 숙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를 보노라면 고즈넉한 풍경 한 점이 애틋합니다 가을이 무르익은 어스름 녘 가로등 그윽이 눈을 뜨고 소슬한 바람 한 자락 갈잎 지는 곳 나처럼 외로운 벤치 하나 쓸쓸함이 황홀한 그 자리에 앉으면 풍경 저편에 사는 추억이 천리..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19.11.30
깃털 같은 가벼움 깃털 같은 가벼움 임 현 숙 가을 나무가 바람이 탐하고 지나간 욕망의 옷을 벗는다 듬성듬성 빈자리로 파란 하늘이 상큼하고 커피점 창가에 연인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비움의 미학이다 아름다운 정점에서 버릴 줄도 아는 나무처럼 화려한 연회 복을 벗고 산다는 것은 욕심을 내려놓는 일..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19.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