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나목
팔순의 老母가
아들을 기다리느라 잠을 잊었다.
캄캄한 곳에서 의자에 기대어
괘종시계가 두 번을 울려도
꾸벅꾸벅 졸며 마냥 기다렸다
티비에서 애국가가 울리고
책을 들여다 보던 눈이 피곤하면
뜰에 나와서서 별을 바라 보고
개나리,수선화,장미,능소화...나목
사계절을 그렇게 기다렸다
기다림에 지친 그 날들,
기다림에 능소화를 짓 이기고
기다림에 기린 목이 나목에 걸려도
사랑이라서, 미워할 수 없어서
숱한 밤을 새웠다
오늘 나는 또 하나의 기다림을 동여맨다
매일 우체통으로 달려가
비어 있음을 알면서도 열어본다
사랑이라서,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