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라포엠(bluenamok) 2011. 1. 23. 23:39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나목

 

 

                               

 

팔순의 老母가

아들을 기다리느라 잠을 잊었다.

캄캄한 곳에서 의자에 기대어

괘종시계가 두 번을 울려도

꾸벅꾸벅 졸며 마냥 기다렸다

 

티비에서 애국가가  울리고

책을 들여다 보던 눈이 피곤하면

뜰에 나와서서 별을 바라 보고

개나리,수선화,장미,능소화...나목

사계절을 그렇게 기다렸다

 

기다림에 지친 그 날들,

기다림에 능소화를 짓 이기고

기다림에 기린 목이 나목에 걸려도

사랑이라서, 미워할 수 없어서

숱한 밤을 새웠다

 

오늘 나는 또 하나의 기다림을 동여맨다

매일 우체통으로 달려가

비어 있음을 알면서도 열어본다

사랑이라서,

사랑은 늘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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