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기억 잊을 수 없는 기억 임현숙 출근하는 막내의 도시락을 준비한다. 밥은 반 공기 정도 담고 반찬을 많이 담는다. 막내는 해 주는 대로 잘 먹는 편이지만 고기반찬을 좋아한다. 밥을 풀 때마다 십여 년 전의 일이 떠오른다. 뼛속에 각인되어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오타와에서 기다리던 소포가 도착했다. 드디어 막내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온다. 군대 간 아들의 입고 간 옷과 신발이 든 소포를 받고 대성통곡했다는 엄마의 심정을 알..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25.03.27
동심 동심 임현숙 흔들리던 이를 스스로 빼고 꽃처럼 웃는 손녀 빠진 이를 보석함에 담아 머리맡에 두고 잠든다 이른 아침 지폐 한 장을 들고 소리 지른다 '이것 봐요~ 요정 할머니가 내 이를 가져가고 값을 주셨어요' 새하얀 동심 언제였던가 그런 마음을 가졌던 시절. -림(20240408)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24.04.14
그레이로 가는 중입니다 그레이로 가는 중입니다 임현숙 "엄마~ 염색 좀 해. 완전 할머니야!" 나 할머니 맞는데! 여섯 살백이 손녀 있잖아? "염색하시면 훨씬 젊어 보이실 텐데요." 지인의 말, 지당한 말입니다. 친정어머니를 닮아서인지 흰머리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어요. 한 달에 한 번 뿌리 염색하다가 이젠 이십 일이면 색칠해야 합니다. 눈 감았다 뜨면 한 달이 훅 지나가 버리는데 번거롭기도 하고 눈도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물들이기를 놓아버렸습니다. 어제는 손녀딸을 데리러 갔다가 선생님을 마주쳤어요. 서양 선생님이 저를 보더니 'Your hair is a nice color~'라고 하더군요. 오˙˙˙ 그 말의 진의가 무엇이든지 간에 용기를 얻었어요. 할머니면 어때요. 나이와 다정히 좀 더 멋있어질 그레이로 가는 중입니다...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24.02.11
바로 지금 바로 지금 임현숙 이따금 카카오톡 목록을 보면 안부를 물어도 대답 없는 사람들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다가 후에 듣게 되는 소식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 만나자는 연락에 머뭇거리던 게으름이 가시로 박힌다 꽃이 시들고 가랑잎 지고 냉장고도 선풍기도 하물며 사람도 태어나는 모든 건 마지막도 있다 그 끝점은 누가 알 수 있을까! -우리 언제 얼굴 볼까요- 미루지 말고 바로 지금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림(20230711)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23.07.12
문협 시분과 카톡방에서/시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지난 몇 년 동안 총무 및 회장으로 문협 일을 마치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듯 후련하기도 합니다. 조용히 유령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김석봉 선생님의 열의에 책임을 다하려 애써봅니다. 내어주신 과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시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의 시..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20.01.29
백년 손님 백년 손님 나목 임현숙 딸을 가진 어머니라면 누구나 사위에 대한 꿈이 있을 것이다. 내 친정어머니도 바람이 있었다. 복스러운 외모에 유머러스하고 붙임성 좋은 사윗감을 원했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꿈과는 거리가 먼 사람과 결혼을 했다. 남편은 뚝뚝하고 평소에 말이 별로 없는 사람..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5.06.04
자리 지키기 자리 지키기 나목 임현숙 봄비가 촉촉이 내린 3월 어느 날, 퇴근길 옥상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내가 맡은 일에 충실하듯이 가로등도 땅거미 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불을 밝힌다. 사람이나 물건 모두 본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힘들다고 게으름 피우고 짜증 내며 일하는 것보다..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5.03.21
이토록 아름다운 날…/림 내 방 창문을 통해 본 하늘...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낮에 나온 달님 ㅎ 2014.09.15(월) 이토록 아름다운 날…/림 이상해서 좋은 아침이다. 밴쿠버는 여름 한 철을 제외하곤 매일 비가 내려서 '래인쿠버'라는 별명을 갖은 곳이다. 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일어나더니 이곳도 예외가 아닌..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9.16
씁쓸한 유혹 씁쓸한 유혹 임 현 숙 어린 시절을 지냈던 동네 어귀에 코딱지만 한 구멍가게가 있었다. 덜커덩거리는 미닫이문에 간판은 찌그러졌지만 어린 눈에 비친 점방 안 풍경은 만물상 같았다. 이담에 어른이 되어 그런 곳을 갖겠다는 꿈이 이루어진 것인지 회원 수 백몇십 명인 사이버 문학 카페..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6.11
책임과 의무를 생각해보며 책임과 의무를 생각해보며 안개비 생각 비록 고국을 떠나 멀리 있지만 언제나 눈과 귀는 고국을 향하고 좋은 소식만이 있기를 염원한다. 모 리조트 붕괴 사고 소식이 아직도 처연한데 진도 여객선 참사 소식을 접하니 가슴 밑바닥에서 불덩어리가 치솟아 오른다.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4.18
양은 냄비였구나 양은 냄비였구나 임 현 숙 노랗고 반짝이는 양은 냄비는 내 어릴 적 부엌에서 빛나던 존재였다 가볍고 열전도가 빨라 불에 올려놓으면 금세 바글바글 끓어 김치찌개나 라면을 끓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그 시절에는 스테인리스 제품이 귀해서 웬만한 집에선 양은을 주로 사용했다 한 번만 ..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3.31
나를 울린 詩 나를 울린 詩 슬프다 그냥... 나뭇잎 지는 걸 보며 눈물지었던 사춘기 시절처럼 어느 시를 읽으며 철철 울었다 "노을을 타고 강을 건너온 그는 따뜻한 어깨와 강물 소리로 여자를 적셨다 그러나 그는 너무 바쁜 탓으로 마음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고정희 시인의 "관계"에서 2014.02.05 림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2.06
딸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며 딸의 결혼 준비를 지켜보며 임 현 숙 큰딸의 결혼식이 이십 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결혼식을 준비하고 결혼 전 행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내 결혼 무렵과는 너무도 다르게 결혼 전 과정을 즐기고 있다. 흐르는 세월만큼 결혼 풍습도 변하여 가겠지만, 한국에서의 결혼 풍습은 부모가 ..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1.28
BREEZE의 아침/커피 한 잔의 사색 우리집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비내리는 아침) BREEZE의 아침 지난 연말에 "BREEZE"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BREEZE"-산들바람, 미풍, 쉬운 일... 새해엔 가볍고 산뜻한 바람 불어 내 삶의 파고가 높지 않겠다 창가에 앉아 따끈한 커피잔과 진한 입맞춤을 한다 해일 속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4.01.08
호수보다 강이 더 좋은 이유 호수보다 강이 더 좋은 이유 임현숙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나는 어떤 일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한다. 뜻을 품고 정진해 나갈 때 결과에 상관없이 이루어 나가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이들도 그렇게 교육했다. Do your ..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3.11.23
시월의 아침이 사랑스럽네 모처럼 쉬는 날이다 가을 햇살이 내 맘 아는 지 며칠 동안 내리던 가을비를 거두고 창가에 놀러 와 눈을 감긴다 What a beautiful day! 햇살 품에 안긴 시월의 아침이 사랑스럽다. 2013.10.03 림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3.10.04
오늘의 일기-울 막내 화이팅! 오늘의 일기-울 막내 화이팅! 임현숙 막내아들이 며칠 후에 면접이 있어 입고 갈 옷을 사러 쇼핑몰에 갔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 관문을 두드리는 아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완전한 정장보다는 가벼운 정장이 좋을 것 같아 재킷과 바지, 그리고 어울리는 구두를 샀다. .. 나목의 글밭/산문·그리운 날에게 2013.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