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자리 지키기

라포엠(bluenamok) 2015. 3. 21. 03:55

 

 

 

 

자리 지키기

 

                                              나목 임현숙

 

 

 

 

 

봄비가 촉촉이 내린 3월 어느 날,

퇴근길 옥상 주차장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내가 맡은 일에 충실하듯이

가로등도 땅거미 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불을 밝힌다.

사람이나 물건 모두

본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힘들다고 게으름 피우고

짜증 내며 일하는 것보다는

이 세상 일원으로

담당할 부분이 있음을 감사하며

가로등처럼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킬 일이다.

 

 

2014.03.13.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