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哀想 한가위 哀想 임현숙 밤늦도록 지지고 볶던 한가위 전날 울타리 콩, 녹두, 참깨 속 꾹꾹 눌러 넣어 송편을 빚으면 시어머니 손끝에선 반달이 뜨고 내 손에선 만두 꽃이 피었다 퉁명스러워도 따뜻하셨던 울 시어머니 부석산 마루에 누워 아들 손주 기다릴 텐데 올해도 아들 홀로 올리는 술..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8
가을비 내리고... 가을비 내리고... 임현숙 -프롤로그 비가 온다 향기로운 커피보다 온몸에 따스한 전류가 흐르는 따끈한 커피잔이 더 좋은 아침이다 커피잔을 감싸 쥐고 볼을 비비고 가슴에 안아본다 빗물처럼 흐르던 슬픔의 타령이 잦아든다. -에필로그 사랑, 네가 한 잔의 커피라면 난. 어여쁜 커피잔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7
가을이 어디서 오는가 묻는 이에게 가을이 어디서 오는가 묻는 이에게 임현숙 가을이 어디서 오는 가 묻는 이여 가을은 어느 노 신혼부부의 정원에서 자라나더라 노을은 붉게 피어나건만 홀로 걷는 황혼길은 서럽기만 하더니 짝 잃은 깜장 고무신, 하얀 고무신 색깔은 달라도 사랑으로 하나 되어 나란히 놓여있더라 붉은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5
내 영혼의 닻 내 영혼의 닻 안개비 임현숙 마음의 아우성 다독이느라 영혼 고갈 됨을 모르고 목마른 비상벨 울려도 귀먹은 척 외면했습니다 마음이 허공 헤매고 밤길 휘청이며 빈 잔 채울 때 영혼은 허기져 신음해도 모른 척 했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헛헛한 마음은 빈곤한 영혼 탓인 걸 알지 못했습니..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5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안개비 임현숙 발 없는 노래 한 곡도 바른길을 찾아 소리를 내야 해요 두 발로 걷는 인생길도 정도를 걸어야지요 신의로 다져진 신발을 신고 무뎌진 마음결을 다듬어야해요 내 삶의 주인공은 나이지만 때로 다른 사람의 인생 무대에 조연이 되어 주연을 빛내주는 사..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2
지는 것이 어찌 꽃뿐이랴 지는 것이 어찌 꽃뿐이랴 임현숙 된더위에도 어여쁘던 꽃이 바람 한 줌에 아스러진다 지는 것이 어찌 꽃뿐이랴 나뭇잎도 본향으로 돌아가고 사람도 그러하더라 나목의 목마른 사연을 하늘은 무심히 지켜만 보니 지는 것이 어찌 꽃뿐이랴 한숨 소리 흩날릴 적에 상실의 아픔이 기도되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10
고독 고독 임현숙 가을바람이 불자 나뭇잎의 앓는 소리 쟁쟁하네 바닥에 뒹구는 낙엽은 말이 없는데 가지에서 달랑달랑 바람 타는 잎들이 아우성이군 거기 노릇하게 익어가는 나뭇잎네 나는 붉은 단풍이면 좋겠소. 2012.09.05 림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08
꽃차 꽃차 임현숙 마른 풀에 지나지 않던 까만 이파리 뜨거운 찻물 속에서 꽃잎 벙글어지고 그윽한 향기 차가 된다 풀꽃 같은 여인아, 따스한 사랑에 우러나 꽃으로 향기로워라. 2013.09.04 림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05
또 한 번의 생일에 또 한 번의 생일에 임현숙 가을 문 앞에서 어머니는 낙엽을 낳으셨지 바스러질까 고이시며 젖이 없어 홍시를 먹이던 어미의 맘 반백이 넘어서야 알았네 소금 반찬에 성근 보리밥 밀 풀 죽도 먹어보았지 또 한 번의 생일에 맛보는 이밥에 기름진 반찬도 엄마 생각에 쌉싸름하네 이제 생일의 의미는 소풍 길의 종착역이 가까워지는 것 영혼의 포장지는 낡아가는데 아직도 마음은 신록의 숲이어서 가을빛 사랑을 꿈꾸기도 하지 내 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 함께하던 모든 것들이 어른거리네 유리창을 쪼갤 듯 쏟아지는 햇살이 환희로 숨 가쁘게 하는 구월 둘째 날 어딘가의 추억 속에 유월의 장미로 살아있다면 가파른 소풍 길이 쓸쓸하진 않겠네.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02
가을의 이름 가을의 이름 안개비 임현숙 허공을 맴돌며 낙하하는 갈잎을 보면 눈가에 이슬 맺히는 노을 길에 가을비는 임의 소박한 노래처럼 후드득거리는데 방울방울 그리움이 독처럼 번져 목이 잠기고 내 마음은 갈잎을 닮아 빨갛게 그리움으로 노랗게 외로움으로 물들어 간다 바스락 소리에 돌아..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9.01
가을은 옛이야기 같아라 가을은 옛이야기 같아라 임현숙 바람이 달라졌네 그토록 뜨겁던 바람이 그믐달의 싸늘한 눈매를 닮았어 무심결에 가을이 왔나 봐 가로수 잎이 뱅그르르 바람개비 되었네 가을이 오면 여름이 떠나가듯이 꿈의 내일이 오면 시련의 오늘이 지나간다지 어려서 읽은 동화 속에선 늘 그랬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9
우리 사랑 전설이 되기를/곡-김경래, 시-임현숙 (remix) 우리 사랑 전설이 되기를 (곡: 김경래, 사: 임현숙) by ryan Kyungrae Kim http://soundcloud.com/kreosori/legend 우리 사랑 전설이 되기를 (곡: 김경래, 시: 임현숙, 노래: 김경래) by ryan Kyungrae Kim 딸의 예쁜 사랑을 옆에서 지켜보는 시인 임현숙 님의 시에 곡을 붙였습니다. 우리 사랑 전설이 되기를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8
사랑은 사랑은 임현숙 사랑은 허공을 흔들고 지나치는 바람 풀잎에 앉은 이슬이 산산이 부서질 때 사랑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사랑은 모래사장을 파고드는 파도 철썩철썩 파도치는 그리움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랑은 아무리 걸려도 면역성이 없는 병 빨주노초파남보 나는 날마다 사랑..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7
만남과 이별의 간격 만남과 이별의 간격 안개비 임현숙 만남과 이별의 공항엔 화사한 꽃이 피기도 처연한 낙엽이 지기도 합니다 만남과 이별의 간격은 기다림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짧은 만남의 행복에서 돌아서야 하는 마음은 보내는 마음보다 더 짠하다는 걸 알지만 언제나 남겨진 마음은 기다림의 눈..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7
가을아 가을아 안개비 임현숙 눈 맞추며 웃던 하늘 까치발로 입맞춤하는 아침 애절히 울던 매미 소리도 그치고 어제보다 날 선 햇살 여름 꽁무니를 쪼아대며 더 놀자 하는데 또 한 계절을 보내야 하는 민달팽이 집을 향해 꼬무작 기어간다 가을아 코스모스 흐드러진 네 문지방 넘어 소슬바람 숲..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6
그 무엇이라도 좋으리 그 무엇이라도 좋으리 안개비 임현숙가을엔무엇이 되어도 좋으리들녘을 스치는 한 줄기 바람논두렁 가에 널브러진 가여운 들꽃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그 무엇이라도 감사하리노랗게빠알갛게물들어 가는 풍경 속에저무는 노을이어도 행복하리호흡 있음이 경이롭고꽃이라 부르는 그대 있으니가을엔그 무엇이라도 좋으리.2012.09.04 림 A:link { text-decoration: none; } A:visited { text-decoration: none; } A:active { text-decoration: none; } A:hover { text-decoration: none; }@font-face {font-family:갈잎;src:url('https://t1.daumcdn.net/planet..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1
가을의 기도 가을의 기도 임현숙 그리운 건 다 흘러간 구름 같다고 그 여름 뜨겁던 기억은 귀뚜리 자장가에 잠들어도 머언 하늘가 늦여름 밤을 배회하는 달빛이 하 서러워 상념에 젖어 뒤척입니다 뒤란 감나무에 푸른 감이 주렁주렁 익어가는데 벙글어지지 못한 나목은 울긋불긋 물드는 세상에 남루..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20
사과 사과 /안개비 임현숙 빨간 사과 우두둑 깨물어 보니 아삭거리는 맛이 연애 같다 헤어져 돌아서면 애틋한 맛 눈 마주치며 속삭이는 맛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맛 이 빠진 울 시어머니가 오물오물 씹던 맛은 불혹을 넘어가던 맛이었을까 아마도 손자 재롱을 보는 달콤함이었을 거야. Oct.06,2..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18
비처럼 내게 오시렵니까 비처럼 내게 오시렵니까 임현숙 비는 늘 곧게 내립니다 바람결에 기울어지긴 해도 때로 천천히 때론 급하게 굽이진 고갯길도 숨차면 쉬어가도 구부러지잖고 달려옵니다 하늘 은총처럼 휘지 않는 절개 있어 나는 비가 좋아요 그대도 머나먼 길 비처럼 내게 오시렵니까. 2013.08.16 림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17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 임현숙 파란 하늘 모자 쓰고 황금 햇살 미끄럼 타며 가을이 오면 구석구석 여름의 수고를 쓰다듬어 가여운 참새, 허수아비 앞에서 배부르고 빠알간 사과 속에서 애벌레 달콤한 꿈 꿀 테지 가을엔, 가을엔 억눌린 삶의 응어리도 한 상 차려진 풍경 앞에서 허리띠를 풀 거야...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3.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