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밴조선 기고-야누스 십이월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181215/16 다음검색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18.12.16
12월을 달리며 12월을 달리며 임 현 숙 한 세월의 종착역입니다 시간의 나래에서 베짱이처럼 지내던 날을 지우며 이마를 낮춰 손끝에 가시가 돋고 발목이 가늘어지도록 달려왔습니다 대못이 박히고 무릎 꺾는 날도 있었지만 발자국마다 반성문을 각인한 후 낡은 지갑은 늘 배가 고파도 철든 눈동자엔 ..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18.12.08
손녀를 위한 자장가 손녀를 위한 자장가 임 현 숙 이른 아침 일어나 엄마를 깨우고 할머니랑 장난감이랑 신나게 놀다가 꿈동산 친구들이 어서 오라 부르면 할머니 자장가 타고 꿈나라 놀러 가요. -림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1.19
내 입술에 문패 내 입술에 문패 임 현 숙 꽃길을 걸을 땐 고마워~라는 소리 향기로운 노랫말처럼 귓불을 달구었지 자갈길을 달리며 미안합니다... 빈 마음 구겨지는 말 문패처럼 달고 사네 저 모퉁이를 돌면 신작로가 나올까 오늘도 부끄러운 문패 입술에 달고 하늘 한 번 올려다보네. -림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18.11.16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은 임 현 숙 늦가을 비가 사락사락 눈처럼 내리면 살갗 안에 도사리고 있는 설렘이 부스럼처럼 돋아난다 어둠이 아침을 불러오는지 아침이 저녁을 데려오는지 어느 것이 먼저인지 아리송한 것처럼 시구에 홀리지 않았다면 그리움을 몰랐을까나 절절한 그리움이 시혼을 깨웠을..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1.11
11월의 우리 11월의 우리 임 현 숙 비어가는 11월 햇살이 짧은 그림자를 거두면 한 뼘 멀어진 나무와 나무 사이 바람이 밀고 당긴다 멀어진 만큼 따스함이 그리운 계절 바람 든 무속처럼 한여름 정오의 사랑이 지고 있으므로 슬퍼하지는 말자 꽃이 져야 씨앗이 영글 듯 우리 사랑도 가슴 깊은 곳에 단단..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1.07
낯설지 않은 낯설지 않은 임 현 숙 두드륵 두드륵 낙숫물 소리에 불면의 밤을 포옹해야 하는 가을밤 한여름 햇살이 뜨겁게 뒹굴다 간 자리 주룩 비가 강아지처럼 핥고 있다 단풍은 뚝뚝 지고 빗방울처럼 다정하던 우리 이야기 불티처럼 스러져가며 먼 데 사람은 더 멀어지고 밤은 가까이 더 길어지고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1.03
낙엽의 노래 낙엽의 노래 임 현 숙 한껏 햇살을 품에 안았어 푸른 산을 노을빛으로 물들이고 자작나무 숲에 노란 나비 나풀거렸지 새벽녘 안개에 촉촉이 젖어들면 단풍 숲은 무릉도원이었어 아직 뒷산엔 꽃불이 일렁이고 강나루 길엔 막 불꽃이 피는데 부르지도 않은 가랑비가 자박자박 오더니 자꾸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0.29
시월 하늘에 단풍 들다 시월 하늘에 단풍 들다 임 현 숙 초저녁, 놀 빛에 물든 보름달이 뒤따라 온다 내 눈에 담을 수 있는 하늘 한 조각엔 언제나 눈동자 하나 낮에는 눈부셔 바라볼 수 없는 눈빛으로 밤이면 눈물 나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행하는 하늘이 오늘 저녁엔 예사롭지 않게 눈빛이 ..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0.19
눈치 눈치 임 현 숙 이제 첫돌 지난 손녀 '안돼'라는 말에 눈 마주치며 고개 끄덕이면서도 자꾸 손을 댄다 그 해맑은 눈동자에 눈치가 여물다 거듭 안 된다며 손을 아프게 때리면 눈웃음치다가 어림없는 일침에 그만 울음보가 터지고 어이구 내 강아지 똥도 이쁜 할미 맘에 부둥켜안고 토닥인..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0.18
어미의 마음 어미의 마음 임 현 숙 가을 나무에 아직 푸른 잎 붉게, 샛노랗게 물들고 있는 잎 벌써 바싹 마른 잎 한 뿌리에서 자라났어도 손가락처럼 다르다 바람이 불면 고운 이파리들 살랑살랑 왈츠를 추지만 벌벌 떠는 마른 이파리가 안쓰러워 가을 나무는 윙윙 운다 길고 짧은 내 분신들 자라다 만..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0.13
가을의 편지 가을의 편지 임 현 숙 가을이 편지를 보내옵니다 낙엽 갈피에 갈바람으로 꾹꾹 눌러쓴 자국마다 어느 가을날의 추억이 도드라집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찢으며 돌아서던 날 단풍은 서럽게 붉었고 연민이 발뒤꿈치를 부여잡았습니다 사랑은 지독한 열병이라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지만 도..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