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김용택 노을/김용택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 만은 아니더군요 눈 부시게,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지는 해 아래로 걸어가는 출렁이는 당신의 어깨에 지워진 사랑의 무게가 내 어깨에 어둠으로 얹혀옵니다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사랑은, 사랑은 때로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는 것..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8.07
문태준/맨발 외 -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5년 고려대 국문과 졸업. 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 「處署」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함. 시집『수런거리는 뒤란』『맨발』 등이 있음.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 *--------------------------------------------* 가재미 김천의료원 6인실 302..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7.22
사평역에서 - 곽재구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6.13
그리움은 별빛이다 그리움은 별빛이다 惠園 박영배 그리움은 별빛이다 사랑도 그리움도 번뇌인 것을 부질없이 너를 담고 백 여덟 고개를 정강이뼈가 녹아 흐르도록 넘다가 은하수 따라 어느 별자리에 머물러 꽃으로 피다 질지라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은 별빛이다 금이 가서 부서져버린 세월이라도 흉내..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4.07
너를 생각하며.. 너를 생각하며 혜원 박영배 이곳에 겨울이 오면 무척 외로워 바람 부는 산간. 앙상한 나뭇가지. 뒤 궁구는 낙엽 쳐다만 봐도 슬픈 것들이 내 가슴을 밀고 들어와 짓궂게 흔들곤 해 산새들이 우르르 날아가는 갈대 밭 너머로 어둠이 밀려오면 차디찬 방에 우두커니 서서 너를 생각해 네가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3.13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3.03
섬진강 15 겨울, 사랑의 편지/김용택 섬진강 15 겨울, 사랑의 편지 김용택 산 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 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 보면 따뜻한 피..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3.02.25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김용택 해 지는 가을 들길에서/김용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2.10.16
혼자 사랑/도종환 혼자사랑/도종환 혼자서만 생각하다 날이 저물어 당신은 모르는 채 돌아갑니다 혼자서만 사랑하다 세월이 흘러 나 혼자 말없이 늙어갑니다 남 모르게 당신을 사랑하는 게 꽃이 피고 저 홀로 지는 일 같습니다. 노래 나윤선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2.07.12
봄 시 하나/꽃동네 와룡골-혜원 박영배 꽃동네 와룡골 혜원 박영배 봄은 먼 들녘을 따라 개울 건너 보리밭도 지나 봄나물처럼 오손도손 다가온다 안개 낀 산허리 등 기대 모여 살던 산동네 마을회관 창밖으로 다가오는 꽃빛, 밭고랑 살랑이는 바람에 굽이굽이 진달래 붉은 뒷산 눈부신 매화 마실 나서는 개나리 봄은 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2.02.06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10.24
느림보 마음 중에서/문태준--- 그리움만 쌓이네 깊은 밤중에 무거운 지구가 고독에 잠긴다는 가을입니다.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아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욕심을 조가비처럼 작게 하고, 이제 나에게 주어진 열매를 수확하는 일의 즐거움을 선택하는 때가 가을입니다. 모든 생명들이 여름의 빛을 안쪽으로 거두는 때가 가을입니다. 크게 애..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09.04
빈 의자/문태준 빈 의자/문태준 걀쭉한 목을 늘어뜨리고 해바라기가 서 있는 아침이었다 그 곁 누가 갖다놓은 침묵인가 나무 의자가 앉아 있다 해바라기 얼굴에는 수천 개의 눈동자가 박혀 있다 태양의 궤적을 쫓던 해바라기의 눈빛이 제 뿌리 쪽을 향해 있다 나무 의자엔 길고 검은 적막이 이슬처럼 축축하다 공중에..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09.04
김용택 시인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 꽃 한 송이- 김용택님> 어느 봄 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07.20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 도종환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 도종환 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했고 곁에 있었습니다. 저녁 노을의 그 끝으로 낙엽이 지는 것을 바라보고 서 있는 당신의 그림자 곁에 서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바람같은 것임을 저는 생각합니다. 웃옷을 벗어 어깨위..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06.29
달맞이 꽃 달맞이 꽃 惠園 박영배 임이라 마음에 담기도 고와서 겨울 밤은 하얗습니다 달님이 자꾸 따라 와 몰래 눈물자국을 닦아내도 젖은 가슴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임은 저만치서 꽃처럼 웃는데 아, 나는 나비도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밤은 더더욱 서럽게 깊어 갑니다 20101214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1.01.07
[스크랩] 흔들리며 피는 꽃..........도 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0.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