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1·조금만을 기다리며 994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나목 임현숙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아침 안개가 걷힌 후 해가 빛나듯 눅눅한 마음밭이 보송보송해지는 것 우울한 일상에 풀죽어 있다가도 생각나면 반짝반짝 생기가 도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끝없는 관심과 배려로 다가가는 것 보고 싶어 그 사람의 창가를 기웃거리고 그리워 먼 하늘 바라보다 구름이 되는 것 행여 소식 올까 편지함을 열어보고 반가운 이름에 즐거운 종달새가 되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비 오는 날 한 우산 속에 있고 싶은 것 두 마음이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임 현 숙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아침 안개 걷힌 후 해가 빛나듯 눅눅한 마음밭이 보송보송해지는 것 우울한 일상에 풀 죽어 있다가도 생각나면 반짝반짝 생기가 도는 것 누군..

거품을 거두고 나면

거품을 거두고 나면 임 현 숙 팔팔 끓는 물에 소고기를 넣으면 거품이 이글거리기 시작한다 말끔히 걷어내고 무를 넣어 진하게 우려내면 맛깔스러운 국이 된다 고난이라는 열탕에 빠져 발버둥치며 하늘을 탓했는데 내 안에서 녹아 나온 거품이 부글거릴수록 맑아지는 시선과 생각 물욕이 얼마나 어리석은 거품인지 깨우치라고 험한 산을 넘게도 불바다에 빠지게도 하셨구나 거품을 바닥까지 토해내고 나니 소태맛처럼 쓴 삶의 맛이 달고나 맛이다. -림(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