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저녁 - 공광규 엄마의 저녁 - 공광규 요즘 깍두기 모서리가 삐뚤빼뚤하고 오이무침 두께가 들쑥날쑥 입니다. 어제는 양파를 썰다가 손을 베었는데 손끝이 아니라 가슴이 아렸답니다. 오늘 저녁에는 묵은 무를 썰다가 구멍이 숭숭한 내 몸을 보았습니다. 저녁 밥상에 국그릇을 올리는데 남편이 또 반찬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6.01.22
노래 속으로 노래 속으로 길을 떠나다... 01. 너를 위해 - 임재범 02. 아직도 사랑할 뿐인데 - 임재범 03. 약속 - 김범수 04.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김범수 05. 기억해줘(Live) - 이소라 06.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 - 김조한 07. 하하하쏭 - 자우림 08. 키작은 하늘 - 장혜진 09. 늪 - 조관우 10. 그래도 (즐거운나의.. 소리샘/가요 2016.01.20
겨울 기도 2 / 마종기 겨울 기도 2 / 마종기 1이 겨울에도 채워주소서 며칠째 눈 오는 소리로 마음을 채워 손 내밀면 멀리 있는 약속도 느끼게 하시고 무너지고 일어서는 소리도 듣게 하소서 떠난 자들도 당신의 무릎에 기대어 포근하게 긴 잠을 자게 하소서 왜 깨어 있지 않았느냐고 꾸짖지 마시고 당신에게 교..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6.01.19
지평선 / 위선환 지평선 / 위선환 삽시간이었다 한 사람이 긴 팔을 내려 덥석 내 발목을 움켜쥐더니 거꾸로 치켜들고는 털털 털었다 부러진 뼈토막들이며 해묵은 살점과 주름살들이며 울컥 되넘어오는 욕지기까지를 깡그리 내쏟았다 센 털 몇 올과 차고 작은 눈물 한 방울도 마저 털고 나서는 그나마 남..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6.01.17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1942∼ )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1942∼ ) 어머님, 제 예닐곱 살 적 겨울은 목조 적산가옥 이층 다다미방의 벌거숭이 유리창 깨질 듯 울어대던 외풍 탓으로 한없이 추웠지요, 밤마다 나는 벌벌 떨면서 아버지 가랑이 사이로 발을 밀어 넣고 그 가슴팍에 벌레처럼 파고들어 얼굴을 묻은 채 겨우 잠이..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6.01.16
안녕 안녕 임 현 숙 지인 아들의 부음은 홀로 살아 뒤늦게 발견된 주검 저승사자는 돌연히 어미 심장에 무덤을 팠다 더는 물을 수 없는 안녕 안녕…. 처음과 마지막 인사 딩동딩동 안부의 초인종 사랑과 나란히 늙어 가는 말 하여 오늘도 난 너에게 넌 나에게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딩동 거기 있..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6.01.16
가슴 아픈 것은 다 소리를 낸다 - 김재진 가슴 아픈 것은 다 소리를 낸다 - 김재진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 나는 숲 속에서 또는 마음 젖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 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 밤 가슴 아픈 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 ..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6.01.12
서정시인 - 나태주 서정시인 - 나태주 다른 아이들 모두 서커스 구경 갈 때 혼자 남아 집을 보는 아이처럼 모로 돌아서서 까치집을 바라보는 늙은 화가처럼 신도들한테 따돌림당한 시골 목사처럼. <산촌엽서> 문학사상 2002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6.01.10
섣달그믐 밤에 섣달그믐 밤에 나목 임현숙 섣달그믐 돌아온 탕아처럼 예배실로 들어갔다 복음송도 새롭고 찬송가 가락도 변하고 따라 부르는 음성엔 뜨거움이 없었다 다시 돌아오기에 너무 멀어진 생명 시냇가 얼어붙은 심장이 가벼운 입술로 송구영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밤눈이 하얗게 길을 덮고 .. 나목의 글밭/기도·하늘 바라기 2016.01.08
좋은 시의 조건 10가지/박남희 좋은 시의 조건 10가지 박남희 1. 함축성이 있고 입체적인 시를 써라 시와 산문이 다른 점은 시가 지니고 있는 함축성 때문이다. 시는 평면적인 글을 의미전환 시키거나 이미지화해서 그 속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해준다. 시에서 다양한 수사법(은유, 상징, 역설, 알레고리, 아이러니 등)을 .. 정보 창고/창작 도우미 2016.01.05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임 현 숙 어서 오십시오 나목 사이로 솟아오르는 새날이여 고난의 장벽을 뛰어넘어 텅 빈 곳간에 금빛 햇살이 넘실거리게 하소서 저 북방 거센 바람으로 나이테 늘어도 버리지 못하는 마음의 티끌을 키질하소서 웃음을 잃은 이에게 소망 박을 타게 하시고 사랑을 잃은 이의 눈물을 거두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겸손의 신발을 신고 배려를 지팡이 삼아 무장무장 섬김의 길을 가게 하시고 내 모습 이대로 감사하며 날마다 행복의 샘물을 나누게 하소서 어서 오십시오 나목에 파릇한 옷을 지어줄 새날이여. -림(20151231)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5.12.31
섣달그믐 밤에 섣달그믐 밤에 임 현 숙 섣달그믐 돌아온 탕아처럼 예배실로 들어갔다 복음송도 새롭고 찬송가 가락도 변하고 따라 부르는 음성엔 뜨거움이 없었다 다시 돌아오기에 너무 멀어진 생명 시냇가 얼어붙은 심장이 가벼운 입술로 송구영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밤눈이 하얗게 길을 덮고 있.. 나목의 글밭/시선(詩選)·시시껍절할지라도 2015.12.31
김용택 '내 사랑은'중에서 아름다운것을 보면 그대 생각납니다 이것이 사랑이라면 내 사랑은 당신입니다….” 김용택 '내 사랑은'중에서 - I was entranced by the beauty get thirsty for you This love is..... You are the love of my Love 'My love is...'by Kim yongtaek 그이가 당신입니다 / 김용택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15.12.29
낮은 목소리로 - 김후란 낮은 목소리로 - 김후란 이제 남은 한 시간 낮은 목소리로 서로의 가슴을 열기로 하자 잠든 아기의 잠을 깨우지 않는 손길로 부드럽게 정겹게 서로의 손을 잡기로 하자 헤어지는 연습 떠나가는 연습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흰 머리칼 하나 발견하듯 이해의 강을 유순히 따라가며 서로의 눈..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5.12.26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나목 임현숙 참 빛으로 오신 당신을 경배합니다 저마다 노래하는 메리 크리스마스, 성탄의 은총이 부요의 옷을 걸친 자리에나 거리를 유리하는 자들에게나 흥건히 넘쳐납니다 빨강 초록의 현란한 불빛 사이에 나도 하양 촛불로 나란히 반짝이고 싶습니다 저만치 외진 .. 나목의 글밭/기도·하늘 바라기 2015.12.24
인연서설 - 문병란 인연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5.12.23
시인의 꼬리 - 조경숙 시인의 꼬리 - 조경숙 ​ 시 쓰는 걸 재주라고 하나 이미 글을 봐서 알겠지만 내 재주란 물구나무서기도 못하는데 몇 개의 꼬리를 달고 공중회전을 하여야하나 ​ 어려서 서커스를 볼 때 할머니 그랬다 저렇게 몸을 돌돌 말아 공중돌기를 하다가 작은 상자에 들어가려면 식초를 매..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5.12.18
소망 / 김후란 소망 / 김후란 생애 끝에 오직 한 번 화사하게 꽃이 피는 대나무처럼 꽃이 지면 깨끗이 눈 감는 대나무처럼 텅 빈 가슴에 그토록 멀리 그대 세워 놓고 바람에 부서지는 시간의 모래톱 벼랑 끝에서 모두 날려버려도 곧은 길 한 마음 단 한 번 눈부시게 꽃 피는 대나무처럼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201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