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한 갈피를 넘기며 임현숙 발걸음이 허둥거린다십이월이다욕망의 깃털을 다 떨군 나무가성자의 눈초리로 깃털 무성한 사람을 바라본다 나무처럼 살고 싶었으나 삶의 꼭두각시였던 나빗장 걸린 일상의 쳇바퀴에 배설물이 그득하다오래 묵어도 삭지 않는 것들은 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걸까쪼그라진 심장에 더께더께 얼룩진 상흔인연의 숲에서 긁히고 베인 심장을 치료한 것은지극히 사소한 것이었다귓불 적시는 빗방울 소리라던가한 줄의 시구에서 아롱지던 햇살꽃그리고그냥 생각나서 걸었다는 누구의 전화 같은스쳐 가는 것들이 수호천사였다고맙구나 내 곁을 스치는 것이여어쩌면 내일엔닿지 않는 것을 탐하던 붉은 깃털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갈지자 그리던 신발 콧등 나란히세월의 한 갈피를 넘기며뒤안길로 점점이 흩어지는 붉은 깃털들.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