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그림자 추억의 그림자 임 현 숙 칼바람에 마음이 베여도 어금니 물어 아픔 삼키고 말 없는 바위보다 바람 소리 들려 좋은 추억 속 그림자 사람아 비 내리는 날이면 김 서린 유리창에 쓰고 지우던 보고 싶다는 말, 흔적이 사라질까 아쉬워 유리창을 닦지도 못하는 돌아보면 더 그리운 사람아 네가 탄 기차가 떠나버린 간이역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기엔 밤이 너무 깊었다. -림(20120722)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5.24
중앙일보 2020.04.29(수) 기고/그리운 어머니 https://joinsmediacanada.com/bbs/board.php?bo_table=life&wr_id=6421 그리운 어머니 임 현 숙 (사)한국문협 캐나다 밴쿠버지부 회원 다정한 오월이 오면 어머니 그리워 카네이션보다 진한 눈빛으로 허공 저 너머 둘러봅니다 늘 허약하셨던 어머니 풋풋한 시절 비 내리던 날 교문 앞 친구 어머니 보며 철철 ..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20.04.30
이천이십년의 봄 이천이십년의 봄 임 현 숙 코로나바이러스가 판치는 봄날 문안에 갇혀 창밖의 봄을 바라보니 배꽃이 천사의 날개 같고 벚꽃은 만삭으로 낼모레 순산하겠다 지구촌 방방곡곡이 신음하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 한 번의 봄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 집안에 묶인 몸을 봄은 얄밉게 홀리지만 기억의 물레방아만 돌릴 수밖에 너와 내가 더 멀어지는 이 시절이 잔인해도 깜빡이나마 바이러스의 무게를 잊게 하는 철부지 봄이 고맙다. -림(20200329) 이천이십년의 봄 임 현 숙 코로나바이러스가 판치는 봄날문안에 갇혀 창밖의 봄을 바라보니배꽃이 천사의 날개 같고벚꽃은 만삭으로 낼모레 순산하겠다지구촌 방방곡곡이 신음하는데아무 일도 없다는 듯또 한 번의 봄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집안에 묶인 몸을봄은 얄밉게 홀리지만기억의 물레..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20.03.30
봄은 봄은 임 현 숙 이 동네 저 동네 꽃 잔치 굽은 풀잎 허리 펴고 개울물은 좋아라 웅얼웅얼 먹구름은 하얀 명주 날개 살랑 봄 , 봄, 봄 신나는 봄이란다 딸, 아들, 강아지까지도 싱숭생숭 가정에 봄바람 불어 저녁 식탁 등이 늦게 켜지고 설거지하던 고무장갑 창밖 꽃가지 따라 출렁 흔들리는 ..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3.23
추억의 나무에게 추억의 나무에게 임 현 숙 바람 부는 그곳 기찻길처럼 딱 그만큼 거리에서 절로 꽃 피고 낙엽 지던 나무여 봄 숨결 파릇한 날이면 마음이랑 그윽이 젖어 드는 건 움터 보지도 못한 탓일까나 기억 저편 뿌리 깊은 나무야 장대비처럼 달려가 꽃 한 송이 되고 싶었던 눈시울 붉은 추억이여 흐드러진 들꽃 아닌 이름 모를 풀이어도 아련히 부푸는 설렘 있어 나는야 이 처연한 봄이 좋아야. -림(20200229)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2020.03.10
그곳에 가면 그곳에 가면 임 현 숙 느른하고 헐렁한 오늘 갓 잡은 고등어처럼 펄펄 뛰는 남대문 시장에 가고 싶다 골라 골라 손뼉을 치며 온종일 골라보라는 사람 오만 잡동사니를 단돈 몇 푼에 한 보따리 준다는 사람 천 원 한 장으로 허기를 지울 수 있던 빈대떡집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커피..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3.06
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20.02.28
봄비에 젖으면 봄비에 젖으면 임 현 숙 자박자박 봄비 내리는 길 지난겨울 그림자 해맑게 지우는 빗방울 소리 흥겨워 발걸음도 춤을 추네 반 토막 난 지렁이 재생의 욕망이 몸부림치고 시냇가 버드나무 올올이 연둣빛 리본 달고 나 살아났노라 환호성 하네 늙수그레하던 세상 생명수에 젖어 젖어 기지..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23
나는 아직도/박재삼 나는 아직도 / 박재삼 나는 아직도 꽃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찬란한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만 저 새처럼은 구슬을 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놀빛 물드는 마음으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만 저 단풍잎처럼은 아리아리 고울 수가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빈 손을 드는 마음으로 ..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2020.02.15
2/8일 자 밴조선 기고-그 시간마저도 그립습니다 https://issuu.com/vanchosun.com/docs/b-vkp-b_31891bc23369af/12 나목의 글밭/지면·너른 세상으로 2020.02.09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임 현 숙 소리 없이 내리는 비는 귀를 쫑긋 가까이 다가가도 말발굽처럼 뛰는 심장 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은 당신 숨소리처럼 천둥 번개를 데려오는 거친 빗소리가 듣고 싶습니다. -림(20120425)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6
열애 열애 임 현 숙 몽롱한 아침 빈속에 카페인을 쏟아 부으면 모락모락 뇌관을 깨우는 갈색 향기 목젖을 애무하고 모세혈관이 꿈틀거리는 이 짜릿함 커피와 하나가 되는 이 순간 난 '러브스토리'의 '알리 맥그로' 아라비아산, 브라질산, 아니 맥심이라도 커피, 너는 '라이언 오닐' 사랑한다는 ..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4
가슴으로 울었다 가슴으로 울었다 임 현 숙 부앙 울리는 저음의 색소폰 소리 칠순의 오빠가 불어대는 곡조에 황혼이 깃들고 회한이 어려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힘겨운 날숨은 여생의 보람이요 꺼지지 않은 불꽃의 존재감인 것을 아우들이 알아주길 바랐을까 삐걱대는 음에 키득거리던 못난 아우들을 멋쩍..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2.01
문협 시분과 카톡방에서/시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지난 몇 년 동안 총무 및 회장으로 문협 일을 마치고 나니 앓던 이가 빠진 듯 후련하기도 합니다. 조용히 유령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김석봉 선생님의 열의에 책임을 다하려 애써봅니다. 내어주신 과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시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의 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2020.01.29
새벽비2 새벽비2 임 현 숙 유리창이 부서져라 두드리는 소리 꿈결에 창을 여니 울컥울컥 쏟아지는 빗줄기 어느 누가 날 그리워 이토록 울먹이는가 새벽이 먼동 대신 눈물 젖은 연서를 가져 왔네. -림(20150208)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1.26
설날 아침에 설날 아침에 임 현 숙 올봄에도 내 어머니 누운 동산엔 흰 배꽃 향 비석을 닦고 종다리 지지배배 비문을 읽겠지 어머니와 영영 이별하고 돌아설 때 눈물을 훔치던 따스한 숨결 이토록 생생한 데 어언 이십여 년이 흘렀구나 어느 해 지붕에 아카시아가 자라나 목놓아 울며 종종 돌아보겠노..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2020.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