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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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크기만 한 세상

창의 크기만 한 세상 임 현 숙 매일 내다보는 창밖 풍경은 네모난 틀 안에 갇혀있어 좁은 공간 안에 높낮이가 있고 드넓은 하늘도 창틀만 하다 구름을 몰고 가던 바람 벽 속으로 꼬리를 감추고 달려오던 차들도 벽이 꿀꺽했다 지나쳐간 풍경을 뒤쫓아 눈을 돌려보지만 그림 한 점 만이 동그마니 걸려있을 뿐 내일은 사면에 커다란 창을 내야겠다. -림(20120522)

소나기/곽재구

소나기 / 곽 재 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격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이를 속인다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분노라는 것을 그 소나기에 가슴을 적신 사람이라면 알지 자신을 속이고 사랑하는 이를 속이는 것이 또한 얼마나 쓸쓸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봄이 기우는 창가

봄이 기우는 창가 임 현 숙 푸르게 다가와 젖은 가슴 하늘에 띄워 놓고 야속이 돌아서는 봄을 불러세우고 싶습니다 겨울잠 자던 산하를 깨우고 게으른 발길을 재촉하더니 내 조그만 창문에 갇혀 연두 바람 머무는 풍경화가 되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빌던 소원도 봄꽃 따라 져버렸지만 봄이 기우는 창가에는 그리움이 방그레 피었습니다. -림(20130519)

문학에 입문하다.

이름 : 임현숙아호 : 나목      등단 : 2011년 한맥문학수상 : 2012년 밴쿠버 한인 문인협회 신춘문예 가작(사)한국문인협회 캐나다밴쿠버지부 회장 역임(사)한국문인협회 회원https://www.youtube.com/@bluenamok 나목밴쿠버에 거주하며 들숨 같은 일상을 시로 날숨하는 글을 써야 사는 여자, 나목 임현숙 시인입니다. (사)한국문협 회원www.youtube.com https://brunch.co.kr/@bluenamok  나목의 브런치스토리한국문협회원 시인 | 들숨 같은 일상을 시로 날숨하는 글을 써야 사는 여자, 나목 임현숙 시인입니다.brunch.co.kr  나목의 브런치스토리밴쿠버지부 시인 | 나목 임현숙 시인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사)한국문협 회원, 밴쿠버지부 시인bru..

추억의 그림자

추억의 그림자 임 현 숙 칼바람에 마음이 베여도 어금니 물어 아픔 삼키고 말 없는 바위보다 바람 소리 들려 좋은 추억 속 그림자 사람아 비 내리는 날이면 김 서린 유리창에 쓰고 지우던 보고 싶다는 말, 흔적이 사라질까 아쉬워 유리창을 닦지도 못하는 돌아보면 더 그리운 사람아 네가 탄 기차가 떠나버린 간이역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기엔 밤이 너무 깊었다. -림(20120722)

이천이십년의 봄

이천이십년의 봄 임 현 숙 코로나바이러스가 판치는 봄날 문안에 갇혀 창밖의 봄을 바라보니 배꽃이 천사의 날개 같고 벚꽃은 만삭으로 낼모레 순산하겠다 지구촌 방방곡곡이 신음하는데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또 한 번의 봄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 집안에 묶인 몸을 봄은 얄밉게 홀리지만 기억의 물레방아만 돌릴 수밖에 너와 내가 더 멀어지는 이 시절이 잔인해도 깜빡이나마 바이러스의 무게를 잊게 하는 철부지 봄이 고맙다. -림(20200329)  이천이십년의 봄 임 현 숙  코로나바이러스가 판치는 봄날문안에 갇혀 창밖의 봄을 바라보니배꽃이 천사의 날개 같고벚꽃은 만삭으로 낼모레 순산하겠다지구촌 방방곡곡이 신음하는데아무 일도 없다는 듯또 한 번의 봄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집안에 묶인 몸을봄은 얄밉게 홀리지만기억의 물레..

추억의 나무에게

추억의 나무에게  임 현 숙   바람 부는 그곳 기찻길처럼 딱 그만큼 거리에서 절로 꽃 피고 낙엽 지던 나무여 봄 숨결 파릇한 날이면 마음이랑 그윽이 젖어 드는 건 움터 보지도 못한 탓일까나 기억 저편 뿌리 깊은 나무야 장대비처럼 달려가 꽃 한 송이 되고 싶었던 눈시울 붉은 추억이여 흐드러진 들꽃 아닌 이름 모를 풀이어도 아련히 부푸는 설렘 있어 나는야 이 처연한 봄이 좋아야.  -림(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