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잔의 미학
안개비/임현숙
아침마다 마시는 보약
예쁜 잔에 찰랑찰랑한 커피 한 잔
목젖을 축이는 첫 모금이
마른 가슴을 따스하게 타고 흘러
온몸에 전율이 인다
어느 날엔가
커피를 밥그릇에 마신 적이 있었다
그날은 향기 없는 커피를 마셨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맛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소한 진리를 신뢰한다
하나님이
내안에 담으시려는 것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그릇이기보다
용도에 맞게 쓰이는
그릇이었으면.
창밖에 비가 내리고
예쁜 머그잔에 한가득
진한 커피를 마시며
나에게 말을 거는 이 시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비와 커피향이
은근한 설레임을 일깨워
기대감으로 하루의 대문을 연다.
May,11,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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