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동산의 小品
안개비/임현숙
연녹색 아기 손을 팔랑이는
싱싱한 기색의 가로수
봄 동산의 파릇한 소품
백발의 서양 할머니가
볕 좋은 벤치에 앉아
복권을 긁어 모래성을 쌓으며
하루해를 보내고
든든한 몸집의 노숙자가
쓰레기통 속에서 꽁초를 주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봄 동산의 서글픈 소품들
콕콕 가시처럼 찌르는 무언의 교훈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
보석처럼 빛 나는 소품이 되려면
느슨해진 시간의 태엽을 조이라는
물빛 하늘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날
봄 동산의 소품을 떠올리며
게으름에 매질한다
발 닿는 땅엔 시름있어도
눈 가는 하늘엔
희망의 약속이 자라고 있어
발끝에 힘주어 걷는 오늘.
May,17,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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