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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봄 동산의 小品

라포엠(bluenamok) 2011. 5. 18. 08:53


        봄 동산의 小品

        안개비/임현숙

         

         

        연녹색 아기 손을 팔랑이는

        싱싱한 기색의 가로수

        봄 동산의 파릇한 소품

         

        백발의 서양 할머니가

        볕 좋은 벤치에 앉아

        복권을 긁어 모래성을 쌓으며

        하루해를 보내고

         

        든든한 몸집의 노숙자가

        쓰레기통 속에서 꽁초를 주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봄 동산의 서글픈 소품들

         

        콕콕 가시처럼 찌르는 무언의 교훈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

        보석처럼 빛 나는 소품이 되려면

        느슨해진 시간의 태엽을 조이라는

         

        물빛 하늘이

        마음을 어지럽히는 날

        봄 동산의 소품을 떠올리며

        게으름에 매질한다

         

        발 닿는 땅엔 시름있어도

        눈 가는 하늘엔

        희망의 약속이 자라고 있어

        발끝에 힘주어 걷는 오늘.

         

         

        May,17,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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