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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커피잔의 미학

라포엠(bluenamok) 2011. 5. 13. 04:46

                                                           

                                                         

 

                                                           

 

 

 

커피잔의 미학 

                  안개비/임현숙

 

 

아침마다 마시는 보약

예쁜 잔에 찰랑찰랑한 커피 한 잔

목젖을 축이는 첫 모금이

마른 가슴을 따스하게 타고 흘러 

온몸에 전율이 인다

 

어느 날엔가

커피를 밥그릇에 마신 적이 있었다

그날은 향기 없는 커피를 마셨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그 맛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소한 진리를 신뢰한다

 

하나님이

내안에 담으시려는 것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그릇이기보다

용도에 맞게 쓰이는

그릇이었으면.

 

창밖에 비가 내리고

예쁜 머그잔에 한가득

진한 커피를 마시며

나에게 말을 거는 이 시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비와 커피향이

은근한 설레임을 일깨워

기대감으로 하루의 대문을 연다.

 

 

   May,11,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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