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홀로 서도 되겠네, 아들

라포엠(bluenamok) 2011. 6. 11. 06:30



        홀로 서도 되겠네, 아들

        안개비/임현숙 요것 저것 간식거리를 챙겨야 하던 아들이 주방을 어정거리며 분주하기에 입이 궁금한가 싶어 들여다보니 조리대 한가득 늘어져 있는 도마와 칼 접시... 다진 고기를 녹이고 프라이팬에는 초승달 모양의 양파가 지글지글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보고
        햄버거를 만든단다 고기 양념을 해 주물럭거리는
        팔뚝의 파랗게 두드러진 굵은 힘줄 호리호리해도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반 갈라 버터에 구운 빵 위에 팬에 구워 소스 바른 고기 얹고 달콤한 양파 볶음 위에 얹은 후 로메인 상추 조각을 얹어 커다란 접시에 담아 식탁에 앉아 침을 삼키며 빙그레 웃는 아들 음---맛있다 나보다 멋있게 맛있게 만든 햄버거 어질어진 뒷정리는 늘 내 차지이지만 고만한 때의 나를 떠올리니 대견스럽다 이제는 홀로 서도 되겠구나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