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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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라는 말의 온도

용서라는 말의 온도 임 현 숙 당신에게로 가는 길 위에서 나는 불꽃으로 돌진하는 불나방이었습니다 오롯이 한 빛만 향해 파닥였지만 회전 벨트처럼 늘 제자리였던 길 때론 외로웠고 때론 슬픔으로 몸부림치며 스스로 상처 입던 길 사랑은 무지개색이라 말하던 뒷모습을 보았을 때 이글거리던 불꽃에 날개는 얼어버리고 비로소 그 길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더는 그립지 않아도 되는 일 더는 아프지 않아도 되는 일 이제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일 한 때 사랑이라 이름하던 그 길에 '용서해'라는 팻말을 박아 놓고 돌아오는 사람 그 말의 소름에 뜨거웠던 기억의 고리마저 고드름꽃이 피어납니다. -림(20230202)

강변에서

강변에서 임현숙 어제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리운 이름이 낙엽과 뒹굴며 추억의 파노라마를 그렸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붑니다 하얀 눈발 억새풀 머리에 꽃잎처럼 쌓이고 마음은 바다 건너 서편에 머무는데 내 정처없는 발길은 강 건너 남쪽 그리움의 강변을 따라 걷습니다 바다는 시퍼런 파도로 철썩이지만 저 강물은 보드라운 물결로 허기진 마음뚝을 다독입니다 더는 바닷가에서 저녁놀을 기다리지 말라고 푸른 강 저기에 뜨는 노을이 그보다 뜨겁다고 속삭입니다. -림(20230201)

내 발등 내가 찍었다

내 발등 내가 찍었다 임현숙 작은 정원을 꾸미고 있었다 단풍나무 아래에 달빛 같은 물망초도 심고 울 엄마 닮은 나팔꽃도 심고 패랭이꽃, 금낭화 오밀조밀 심고 나니 크고 화려한 꽃을 심고 싶었다 작약 나무를 고르자 주변 사람들 모두 아니라 했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병든 흔적이 보인다며 고개를 저었다 잘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며 덜컥 심었는데 꽃은커녕 숨어있던 병이 가지마다 출렁거린다 가지를 쳐내고 수혈을 해봐도 고질병인가 보다 '내 발등 내가 찍었다.' 때로는 조언을 귀담아들어야겠다. -림(20230125)

BC 재활용 분리수거 앞으로 이렇게 하세요

“BC 재활용 분리수거 앞으로 이렇게 하세요” (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BC 재활용 분리수거 앞으로 이렇게 하세요" 앞으로 BC주의 재활용 분리수거 가능 품목에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들도 새롭게 추가된다.BC주정부는 금요일 성명을 통해 1월 6일부터 컨테이너류 분리수거 용도인 파란색 재활용 통에 www.vanchosun.com

2022.11.05 밴조선 게재/그래요

그래요 임현숙   저 위에서 나를 이 땅에 보내실 때그분만이 아는 예치금이 담긴 통장을목숨에 붙여 주셨어요찾기 싫어도 날마다 줄어드는데건강이라는 이자가 붙어 조금 불어나긴 해요  건강하게 살려면 이렇게 하라 이걸 먹어라눈으로 귀로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도맘 내키는 대로 살아왔지요 나무 한 그루도 잘 돌보지 않으면푸른 이파리 벌레 먹고 갈변하듯이먹물 같던 머리 하얀 서리꽃 밭인 지금제멋대로 살아온 대가를 치르는 중이에요소화제 한 번 안 드시던 시어머니팔십 오수를 누리다 하늘로 가셨는데내 통장 잔고는 얼마나 될까요 여름을 지나며 옷 서랍을 정리하는데입지 않고 그냥 낡고 있는 옷들 위로올해 산 옷들이 거드름 피우고 있어요섬광처럼 꾸짖는 소리 들려요 '살아온 세월보다 남은 시간이 더 짧단다.' 그래요허리 꺾인 세..

시력 50년 넘은 여류시인… “미완성이야 말로 희망을 주는 단어” [나의 삶 나의 길]

시력 50년 넘은 여류시인… “미완성이야 말로 희망을 주는 단어” [나의 삶 나의 길] (daum.net) 시력 50년 넘은 여류시인… “미완성이야 말로 희망을 주는 단어” [나의 삶 나의 길] 최근 몇 년간 써온 시 100편을 출판사에 넘긴 뒤에야 깨달았다. 이전과 다른 시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음에도, 이전 시집과 상당히 유사하며 반복하고 있다는 걸. 공간을 한번 바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