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등 내가 찍었다
임현숙
작은 정원을 꾸미고 있었다
단풍나무 아래에
달빛 같은 물망초도 심고
울 엄마 닮은 나팔꽃도 심고
패랭이꽃, 금낭화
오밀조밀 심고 나니
크고 화려한 꽃을 심고 싶었다
작약 나무를 고르자
주변 사람들 모두 아니라 했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병든 흔적이 보인다며 고개를 저었다
잘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며 덜컥 심었는데
꽃은커녕 숨어있던 병이 가지마다 출렁거린다
가지를 쳐내고 수혈을 해봐도
고질병인가 보다
'내 발등 내가 찍었다.'
때로는 조언을 귀담아들어야겠다.
-림(20230125)
'나목의 글밭 > 시2·다시 부르는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서라는 말의 온도 (0) | 2023.02.10 |
---|---|
강변에서 (0) | 2023.02.10 |
그래요 (0) | 2022.09.22 |
칼꽃의 바람 (2) | 2022.08.14 |
멀리서 보면 다 아름답다 (0) | 202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