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바다 한 접시(여)

유리창을 닦으며

라포엠(bluenamok) 2014. 5. 31. 23:51

 

 

 

 

 

유리창을 닦으며-문정희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는다

 

창에는 하늘 아래

가장 눈부신 유리가 끼워져 있어

 

천 도의 불로 꿈을 태우고

만 도의 뜨거움으로 영혼을 살라 만든

유리가 끼워져 있어

 

솔바람보다도 창창하고

종소리보다도 은은한

노래가 떠오른다

 

온몸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은 그림자조차 드러내지 않는

오래도록 못 잊을

사랑 하나 살고 있다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아서

 

맑고 투명한 햇살에

그리움을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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