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섬을 그리다
임 현 숙
물보라 하얗게 꽃 수놓으며
뱃길이 다다른 섬
고요가 푸르게 물들어
오월의 보드란 햇살과
찰랑찰랑 눈빛만 부벼댈뿐
섬사람들도 섬처럼 조용조용 웃는다
일상의 먼지를 깔깔 털어내어도
지긋이 그늘을 드리워주며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는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시간
회포를 채 못 풀고
돌아오는 뱃길에서
아리게 그려보는 가고 싶은 섬
낯선 섬에도 길이 있어
지나는 이와도 눈빛을 마주하건만
맞바라기 동백섬은
닿을 수 없어
바람 편에
종이학만 접어 보낸다.
-림(20160518)/갈리아노 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