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추억의 서랍에서

섬에서 섬을 그리다

라포엠(bluenamok) 2020. 7. 24. 15:50



 

섬에서 섬을 그리다

 

임 현 숙

 

 

물보라 하얗게 꽃 수놓으며

뱃길이 다다른 섬

고요가 푸르게 물들어

오월의 보드란 햇살과

찰랑찰랑 눈빛만 부벼댈뿐

섬사람들도 섬처럼 조용조용 웃는다

 

일상의 먼지를 깔깔 털어내어도

지긋이 그늘을 드리워주며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는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시간

 

회포를 채 못 풀고

돌아오는 뱃길에서

아리게 그려보는 가고 싶은 섬

 

낯선 섬에도 길이 있어

지나는 이와도 눈빛을 마주하건만

맞바라기 동백섬은

닿을 수 없어

 

바람 편에

종이학만 접어 보낸다.

 

 

-림(20160518)/갈리아노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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