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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도심(都心)의 그림자

라포엠(bluenamok) 2012. 2. 11. 04:36

 

 

                                                                                                                         스탠리파크에서 본 다운타운

 

 

 

 

도심(都心)의 그림자

                      임현숙

 

 

 

하늘 아래 청정 도시 밴쿠버

이른 아침 도심으로 향하는 일개미들의 차들로

고속도로가 몸살중이다

명물인 증기 시계가 하얀 연기를 뿜고

세계적 명품을 파는 명품관,

유명 인사들이 묵어가는 '캐나다 플레이스',

관광기념품을 파는 예쁜 상점들이 즐비한 도심(都心)

그 안에 자리한 어둡고 외로운 그림자 거리

마약과 나태와 방탕이 법의 보호를 받는 시속 30km 주행의 거리

아침부터 비틀거리며 아무 데서나 길을 건너는 노숙자

무료 급식소 앞에 쓰러져 거품을 물고 있는 풍경은 예삿일이다

길 건너편엔 빵조각 씹으며 보람을 짓는 희망 일터가 있는데 

천당 아래 999당이라 이름 지어진 도시의 얼룩,

암울한 회색 거리엔 내일이 없는 그림자뿐. 

 

 

 Feb.10,2012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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