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불어도
임현숙
환풍기 날개 홰치는 소리
사방을 둘러봐도 열린 틈은 없는데
전등이 흔들리고
등줄기 오싹한 휘파람소리
빌딩 골을 돌아드는
바람의 포효
몸부림치는 나무 팔을 자르고
이제 막 눈 뜨는 꽃
파랗게 질린 입술
후들거리는 대공
그러나
흔들림 없는 내 안의 평화
사철나무 울타리
한결같은 주의 사랑
포근히 감싸시니
창밖엔 꽃샘바람 손톱을 세워도
유유자적 은혜의 꽃물 들이는 날.
Mar.12,2012 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