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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잃어버린 그 겨울

라포엠(bluenamok) 2024. 12. 16. 05:03

 

잃어버린 그 겨울

 

임현숙
              
                                            

마당 세숫대야에 손이 쩍 달라붙던
그해 겨울 등굣길
코밑엔 고드름이 열리고
교복 치마 아래 종아리가 알알하도록 추웠네 

동동 발 구르다 올라탄 만원 버스
팔다리 기울어져도 따스해서 좋았지

붙어선 남학생이 오해할까 봐

얼었던 양 볼
수줍어 수줍어 홍시가 되었네

 

겨울은 오고 또 또 돌아와

코끝이 찡하건만

그대 뜨거운 손 잡아도

두 볼엔 성에꽃 창백하네

그해 겨울의 수줍은 홍시를
어디쯤에서 잃어버린 걸까 

붉어지지 않는 

이 참담한 겨울이여.  

 

-림(20131221)

 

https://www.youtube.com/watch?v=7BIwSNsHr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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