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시2·다시 부르는 노래

겨울비여, 나는

라포엠(bluenamok) 2024. 12. 27. 01:27

 

겨울비여, 나는

 

임현숙

 

 

 

겨울비 지칠 줄 모르고 퍼붓고 

헐거워진 몸 창가 의자에 붙어

빈 껍데기가 되어간다

 

멍하니 바라보는 거리엔

힘차게 달리는 자동차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허탈한 실소

반쯤 빈 몸을 의자에서 떼어내며

또르륵 즐거운 빗방울에

하소연한다

 

번개 번쩍인다면

마른 지푸라기 감성에 불붙겠니

벼락이라도 우르릉한다면

무른 연필심 단단해질까

 

눈 감으면 떠오르던 먼 그리움

말라버린 눈물조차도

새살처럼 돋아나기를

 

겨울비여

나는

총총히 살아 있고 싶다.

 

 

-림(20220204)

 

 

 

https://www.youtube.com/watch?v=vSDwymfXS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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