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안개비 임현숙 풀 향기 머금은 바람 불어오더니 소나기가 내린다 어린 시절 엄마를 기다리던 교문 앞에서 친구의 우산 속 네다리를 부러워하며 아픈 엄마의 모습을 도리질로 지우고 비를 맞고 달리던 그 시절에도 몸보다 더 젖었던 건 마음이었는데 그날처럼 비는 내리고 우산 쓰고 걸어도 스며드는 한기에 나뭇잎 우산 밑에 망중한을 누리는 애벌레가 부러워 한 참을 바라본다 초록 잎 우산을 드리워줄 나무가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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