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라포엠(bluenamok) 2014. 3. 8. 01:05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Dreamy Love Song(꿈의 연가) / Gheorghe Zamf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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