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옷을 갈아입으며

라포엠(bluenamok) 2014. 3. 7. 23:54

옷을 갈아입으며

  

惠園 박영배

 

 

 

 

아내가 다려준 옷을 입는다

 

울퉁불퉅한 손가락과

퇴행성 무릎관절로

요리조리 재봉선을 잡고.

칼날을 세우고

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바짓가랑이를 뽑느라

혼자 끙끙대던,

 

눈도 침침한 아내

출근길 내 인격과 말과 행동을

곱게 다려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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