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갈아입으며
惠園 박영배
아내가 다려준 옷을 입는다
울퉁불퉅한 손가락과
퇴행성 무릎관절로
요리조리 재봉선을 잡고.
칼날을 세우고
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바짓가랑이를 뽑느라
혼자 끙끙대던,
눈도 침침한 아내가
출근길 내 인격과 말과 행동을
곱게 다려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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