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기도·하늘 바라기

당신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라포엠(bluenamok) 2012. 12. 22. 05:27

 

 

 

 

 

          당신을 향해 걷고 있습니다 임현숙 어제도 당신에게 가고 있었습니다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와 불야성인 야경을 바라보며 젖은 가슴 꺼억꺼억 참회의 길을 걸었습니다 짙은 안개 숲을 헤쳐 나와 당신의 음성을 따라 걸었습니다 오늘도 당신을 향해 한 발자국 디뎌봅니다 그림자가 세상에 붙들려 더딜 뿐 거추장스러운 신발 벗어 던지고 욕망의 개울을 성큼 뛰어넘어 당신의 빛을 향해 걸어갑니다 걷다 걷다 광야를 만나도 이젠 두렵지 않습니다 당신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 목을 축이고 들에 핀 백합화도 입히시는 사랑이 내 머리 위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기다리는 당신에게 걸어갑니다 느릿느릿 달팽이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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