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시인의 향기/영혼의 비타민

단추-문숙

라포엠(bluenamok) 2014. 8. 15. 14:01

 

 

 

 

단추 - 문숙

 

 

 

 

장롱 밑에 떨어진 단추

어둠에 갇혀

먼지더미에 푹 파묻혀 있다

어느 가슴팍에서 떨어져 나온 것일까


 

     한 사람을 만나

뿌리 깊게 매달렸던 시절을 생각한다

따스하게 앞섶을 여며주며

반짝거리던 날들


 

춥고 긴 골목을 돌아나오며

한 사람의 생애가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채우다, 끝내

서로를 동여맨 실이 풀려

바닥으로 떨어져버린 단추

 

세상 밖으로 구르다

먼지를 무덤처럼 뒤집어쓴 채

잊혀진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