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나의 이야기

라포엠(bluenamok) 2011. 8. 11. 05:07

나의 이야기
            안개비/임현숙 
개여울에 징검돌을 깨금발로 건너며 콧노래 부르고 
냇가에 앉아  소꼽놀이 하다 거머리에 물려 혼절해도 
다슬기 반찬, 고슬고슬 모래알 밥, 나뭇잎 밥상 차려
친구랑 노느라 홍당무 얼굴 되었던 시절
어쩌다 동동 구루무 장사 북소리 들리는 날엔
엄마는 저물녘  나를 찾아 옆 마을까지 헤매셨데요 
늦둥이로 태어나 허약해서 
마을 입구에 까만 가방 든 사람이 보이면 
주사 맞기 싫어 앙앙 울며 숨을 곳을 찾고 
개구리 뒷 다리도 많이 먹어 
붕붕 흙냄새를 풍겼다지요
그러던 아이가 
어느 덧 머리에 까만 물을 들이고
S라인이 D 라인 되었어요
그래도 
마음만은 아직도 풋풋한 만년 소녀랍니다
예전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그리움도 아는 나이라서
앞을 보기 보단 추억을 꺼내봅니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 그리운 얼굴  
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입니다. 
                 

 

Aug.05,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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