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세계
안개비/임현숙
열차 바퀴 소리 그친 후 하 많은 사연들이 널브러진 지하철 광장
구석진 곳에 웅크린 물체들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신음 소리도 못 내고 앓는 이, 소주병 입에 물고 쓰러져 잠든 이,
구겨진 신문지를 깔고 덮고 곤히 잠든 이,
넝마 조각이라도 있으면 부자인 듯 다리 펴고 잠든 이,
가족 사진 품에 안고 울다 잠든 이, 또 구타 당해 피눈물 범벅된 이...
누구인들 고대광실에 산해진미 마다할까?
외면 당하고 구차한 삶이지만 그들은 행복하단다.
몸은 고달퍼도 정신이 평안해서 행복 지수가 높은 것일까요
한 때는 수십명 부하 직원 거느린 사장님이 돈 떨어지자 한 겨울 서릿 바람 몰아치고
돈돈돈 하는 마누라 퉁명스런 자식들로 가장의 무게가 버거워
자신이 살기위해 어느날 용기를 내 털털이로 집을 나선 그...
머리를 비우고 가족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그렇게 하나, 둘 모여 새로운 사회가 되었다
보고 들은 지하 광장의 생활상,
이제 그들을 그 곳에서 몰아낸다고 하니 그들이 숨돌릴 곳은 어디인지...
제 속을 새끼들에게 파먹이는 거미같은 삶을 감내하는 이 세상의 많은 '당신'들,
위대한 아버지, 참 고마운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행복도 고난도 함께하는 '당신'은 가족의 희망입니다.
Aug.19,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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