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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또 하나의 세계

라포엠(bluenamok) 2011. 8. 23. 09:53

 

 

 

 

또 하나의  세계

                안개비/임현숙

 

 

 

열차 바퀴 소리 그친 후  하 많은 사연들이 널브러진 지하철 광장

구석진 곳에 웅크린 물체들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신음 소리도 못 내고 앓는 이,  소주병 입에 물고 쓰러져 잠든 이,  

구겨진 신문지를 깔고 덮고 곤히 잠든 이, 

넝마 조각이라도 있으면 부자인 듯 다리 펴고 잠든 이,

가족 사진 품에 안고 울다 잠든 이, 또 구타 당해 피눈물 범벅된 이... 

누구인들 고대광실에 산해진미 마다할까?

외면 당하고 구차한 삶이지만 그들은 행복하단다.

몸은 고달퍼도 정신이 평안해서 행복 지수가 높은 것일까요

한 때는 수십명 부하 직원 거느린 사장님이 돈 떨어지자 한 겨울 서릿 바람 몰아치고

돈돈돈 하는 마누라 퉁명스런 자식들로 가장의 무게가 버거워 

자신이 살기위해 어느날 용기를 내 털털이로 집을 나선 그...

머리를 비우고 가족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그렇게 하나, 둘 모여 새로운 사회가 되었다 

보고 들은 지하 광장의 생활상,

이제 그들을 그 곳에서 몰아낸다고 하니 그들이 숨돌릴 곳은 어디인지...

 

제 속을 새끼들에게 파먹이는 거미같은 삶을 감내하는 이 세상의 많은 '당신'들,

위대한 아버지, 참 고마운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행복도 고난도 함께하는 '당신'은 가족의 희망입니다. 

 

 

 

                 Aug.19,2011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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