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꽃 비 내리던 날 /봄 날의 斷想

라포엠(bluenamok) 2010. 5. 15. 12:48

 

 

                  

 

 

       꽃 비 내리던 날

                                      Lim

 

따스한 햇살이 창문을 열게하는 아침

산허리에 있는 마을이

하얀 구름 지붕에 묻혀있다

마치 골목길을 누비고 다니며

하얀 연기를 뿜어대던 소독차가 지나간 듯

마을이 숨어버렸다.

 

                                                      

 

빵을 사러 가던 길목에

진분홍의 겹벚꽃이 아직도 흐드러져 있다가

살랑살랑 바람 한점에

사르르 꽃 비가 되어 내린다

나풀나풀 내려앉는 꽃잎을 눈이  쫓다

내 마음이 마중 나가더니

눈을 감아도 꽃 비가 내린다.

 

                                                  

 

변덕쟁이 밴쿠버의  봄 하늘

우리 동네 하늘 위에

카다란 우주선이 떠 있는 듯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따닥따닥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아직은 초저녁인데

산허리에 있는 마을이

 까만 밤에  묻힌듯

안개에 또 다시 갇혀 버렸다.

 

                 

 

우리의 삶도 날씨와 같아서

눈부시게  화사한 날,

비 내리는 날,

안개에 갇혀 앞이 캄캄한 날도 있고

때론 천둥 번개로 가슴 조이는 날도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저 구름 너머에 있는

화사하던 날과 똑같은 햇살이 다시 비치이듯

우리의 삶에도

아름다운 꽃 비 내리는 날이

다시 찾아온단다.

 

                    

      

누군가 내 등을 도닥거리며 격려해주니

구름 사이로 언뜻 해가 보이는 듯

희망이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May 15,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