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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향기/나물 한 바구니(남)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김용택

라포엠(bluenamok) 2013. 3. 3. 19:26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김현성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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