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걷다
임현숙
붉어진 가을을 걷는다
뚜두둑
내 몸 가지들의 이유 있는 저항
한들한들 코스모스라고 우겨왔는데
갈잎을 빼닮아 간다
푸르게 져버린 벗처럼
언젠간 맞이할 석별의 순간
늘 붙어 다니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을 걷는다
내 사랑하는 이들이 앞서 건너간
그 '망각의 강' 저편에도
가을이 찾아갈까
보내지 않아도 세월이 가고
기다리지 않아도 계절은 다시 만나건만
강 건너편 사람은 소식도 모르는구나
낙엽 밟는 소리 낭만인 건 옛이야기
바사삭
세월 바서지는 소리 듣는다
설익은 단풍잎
훠월헐
'망각의 강'을 건너가고.
-림(20241002)
https://www.youtube.com/watch?v=u5vMQlneAIk&t=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