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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i-phone이 물에 빠졌어요

라포엠(bluenamok) 2010. 12. 3. 14:27

       

           

 

 

           i-phone이 물에 빠졌어요

                                ..Lim

 

화장실에서 외마디 비명이 울린다.

뭔 일인가 싶어 달려가 보니

아이가 변기 안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i-phone을 꺼내 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어떻게 해~~"

탁탁 두드려 물기 털고

드라이어로 말려 보아도

이미 i-phone은 묵묵부답

돌아가신 듯 하다.

아이는 이리저리 안절부절못하며

친구와 연락 못 한다고 눈물을 글썽인다.

참 우리와 다른 세대이다.

요즘 아이들은 종이와 펜을

지니고 있지 않다.

cell-phone,i-phone등

전화기에 저장하면 되니

불필요한 거겠지.

그러나 이럴 때엔

연락 두절이 되고 말지요.

기억하는 번호가 하나도 없다니

발을 동동 구를밖에.

문명의 이기가 꼭 최선만은 아닌데.

종이 위에 전화 번호 받아 적던

그 시절이

그래도 정있고 인간미가 넘쳐

화기애애한 시절이었음을

다시 뒤돌아 보는 시간이었다.

아이야,

이럴 때를 대비해

좀 적어 놓지 그랬니.

 

              Dec.02,2010

 

 

                              

                                    그리워라/현경과 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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