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 사는 여자
추억이 저무는 창가에서

나목의 글밭/혼잣말·그리운 날에게

풋김치를 버무리며

라포엠(bluenamok) 2010. 11. 22. 10:30

 

                             

                        Nella Fantasia(The Mission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

                                                               picture by 들샘

 

 

     풋김치를 버무리며

 

                                 ...Lim

 

주일 예배 후 저녁 식사에

어떤 반찬을 해 가나 고민하다

배추김치에 물린 입맛

있으려니 싶어

풋배추와 푸새같은 열무 다발을 사왔다

오동통하고 고소하게 생긴 풋배추,

길섶에 심어졌으면

여느 풀과 구분 안 될 듯한

하늘거리는 열무

다듬어  물에 씻으며 생각하니

풋풋한 소년 소녀를 보는 듯하다

손대면 톡 부러지는 야들야들함,

결코 질기지 않은 부드러움에서

지혜를 배운다.

풋풋하고 여린 마음가짐,

그 사람을 떠 올리면

입안에서 질긴 무청 아닌

풋내 나지만

우물거려도 잘 넘어가는

그래서 사랑받는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고 싶다.

조물조물 풋김치를 버무리며

강한 것만이 바른 것이 아님을 깨닫는 시간

맛있게 드시며 덕담을 나눌

교우들 모습에

벌써 흐뭇한 미소짓는

주일 아침이다.

 

                Nov.2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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