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어느 날
임 현 숙
밤새 울다 지친 하늘이
시름겨운 낯빛으로 눈 뜨는 아침
비상하는 작은 새처럼
잿빛 하늘을 날아 구름을 걷고
봄을 기다리는 산야에
푸른 햇살을 고루 퍼주고 싶다
이웃 할머니 하회탈 얼굴에도
죽은 듯 웅크린 꽃망울에도
곰팡이 슨 뉘 마음 벽에도
싱싱한 봄볕을 나리고 싶다
먹구름 말갛게 씻긴 하늘 아래
사랑스러운 봄처럼 피어나고 싶다.
-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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